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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서우아빠 Oct 07. 2023

승리의 LG트윈스

29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축하 기념 가족 나들이

29년 만의 LG트윈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자축하는 마음으로 4인 가족이 야구경기 직관을 떠났다. 홈경기를 관람하고 싶었지만 치열한 예매 전쟁에서 고배를 마셔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원정 경기를 관람하기로 했다. 오늘의 경기는 작년에 그렇게도 치열한 순위 다툼을 이어갔으나 올해는 하위권으로 미끄러진 키움히어로즈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었다. 옷장에 고이 모셔놓은 유광 점퍼를 꺼내 입고 당당히 원정길에 임했다.

요 며칠새 쌀쌀했던 탓에 아이들도 단단히 무장을 하고 외출했는데 오늘 날씨는 제법 포근했다. 게다가 실내 구장인 고척 돔에 들어오자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더웠다. 사람들이 주는 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걱정한 것에 비해 관람 환경이 상당히 훌륭했다. 그렇게 생애 두 번째 야구장 직관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아가들은 가져온 응원봉을 들고 눈치껏 각자의 스타일로 응원하기 시작했다.

둘째보다 어느 정도 야구장의 분위기가 익숙한 첫째는 야구선수들과 공의 움직임에 대해서 나름 보고 들은 것을 잘 말해가며 경기를 관람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안타 ㅇㅇㅇ' 라던지 '날려 버려~' 등의 구호를 따라 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그새 꽤 많이 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먹성 좋은 둘째는 야구장 스낵 탐방에 눈을 떴는지 감자튀김, 구슬 아이스크림 한 통을 다 비우고도 오빠 것을 탐냈다. 그래도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박수를 치며 응원까지 해냈다. 그게 비록 상대팀의 공격이었을지라도.

5회 중간에 들어와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흐려졌을 법도 한데 결국 9회 마지막 공격까지 다 보고 집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게임은 패했고 승부가 서로의 처지에 큰 의미가 없는 경기였긴 했지만 경기장의 분위기는 포스트시즌 못지않았다. 첫째와 둘째 모두 2시간가량 떼쓰거나 울지 않고 엄마아빠와 좋은 시간을 보내주어서 너무나 고맙고 대견했다. 정말 갓난아기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고마워 우리 아들딸, 그리고 여보. 난 사실 가족끼리 야구장 관람하는 게 나름 인생의 버킷리스트인데 함께 해줘서.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올해 내가 1994년부터 사랑했던 LG트윈스가 우승했네. 난 사실 한 10년은 더 걸릴 줄 알았거든.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해서 V3 하는 모습까지 함께 봤으면 좋겠다. 아빠 때문에 강제 엘린이인 너희들에게도 좋을 거야. 올해 우승을 못하면... 또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게 LG트윈스거든... 시카고 컵스 기록 비웃을게 아니란다.


아무튼 오늘도 열심히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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