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우서우아빠 Aug 25. 2023

[100일 에세이 챌린지] 73. 하우스 용암

인스타그램 릴스 훑어보다 우연히 알았고 곧바로 방문한 곳

아가들이 낮잠을 곤히 자고 있을 무렵, 모처럼만에 침대에 편히 누워 인스타그램 릴스를 위아래로 훑고 있었다. 오늘도 내 관심사를 훤히 꿰뚫고 있는 알고리즘 덕에 축구, DJ, 놀러 갈만한 곳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그때 마침 키즈카페 시설도 있으면서 글램핑 느낌을 향유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는 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주말 오후에 갈 곳이 마땅치 않던 터라 잘 됐다는 생각을 하며 검색을 해보니 집에서 차로 3~4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아가들 낮잠 자고 일어나면 바로 출발할 요량으로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고 우리 부부는 곧바로 이 작전을 실행에 옮겼다.


카페는 남양주 별내동이 아닌 별내면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청학동 있었다. 용암산 자락 아래 용암리라는 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이름이 'Haus(하우스) 용암'인 듯했다. 카페는 2개의 큰 건물로 나뉘어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단층짜리 컨테이너에는 '키즈 존'과 '노 키즈 존'으로 구분 지어 이용이 가능했다. 나머지 건물 하나는 주문을 주로 받고 순수히 테이블만 이용할 수 있는 고객들을 불러 모으는 용도로 활용되는 듯했다. 우리 가족은 당연히 '키즈 존'을 이용했고 운 좋게도 들어가자마자 최대 2시간만 이용이 가능한 '글램핑 테이블'까지 얻어 자리를 잡았다.

콘셉트는 약 100여 년 전 경제 대공황 이후 뉴딜정책을 위시한 미국의 산업화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듯했다. 농업, 공업, 제조업, 축산업 등을 광고하는 빈티지한 광고문구와 제품 홍보물로 가득한 곳이었다. 첫째 아들은 쉐보레사와 포드사의 대표 자동차들 피규어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둘째는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와 알록달록한 모형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그렇게 아가들의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 카페를 수놓고 있는 장식품들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 와이프가 주문했던 빵과 커피를 받아왔고 우리는 미리 맡아두었던 '글램핑 존'으로 이동했다.

뙤약볕이 아닌 실내에서 이렇게 글램핑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것은 꽤 괜찮은 경험이라 생각했다. 글램핑을 언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보았더라. 아가들이 좀 더 크면 본격적인 캠핑을 해 봐야지라는 다짐을 해 본 순간이다. 빵과 커피는 특색이 있긴 했지만 그렇게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저 이 공간을 즐기는데 들어가는 데 필요한 입장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도 아가들은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가족 단위의 손님이 왁자지껄하게 발산하는 에너지가 꽤 마음에 들었는 모양이다. 생전 처음 보는 텐트를 수시로 넘나들고 뒹굴거리며 놀았다. 우리와 입맛이 비슷한 아가들도 빵은 한 두 입 먹고 말아 버렸지만 말이다.

카페 한쪽에 키즈카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놀이 공간이 있어 아가들과 함께 이용했다. 같이 놀고 있는 아이들을 쭉 훑어본 결과 우리 아가들이 또 거의 막내급인 듯하다. 혹시라도 놀다가 다칠까 봐 늘 그렇듯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아가들이 노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다. 아가들은 그동안 엄마아빠를 따라 다양한 콘셉트의 키즈카페를 이용했던 값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처음 보는 기구와 장치들을 쓱 보고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즐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많은 선배들(?) 사이에서도 다치지 않고 즐겁게 아가들은 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열심히 놀았고 2시간가량의 카페에서의 활동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생각지 못한 급방문이었지만 아가들과 함께 나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 오면 오늘 시켰던 빵과 커피는 시키지 않고 그냥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가면 가성비 면에서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작가의 이전글 [100일 에세이 챌린지] 72. 쿠키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