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침묵은 내가 만들었다.

by 라니 글을 피우다

텅 빈 방 안에 있는 듯,

아무 소리도, 아무 느낌도 없이

침묵이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건조했던 하루.


바람 한 점 없는 나의 하루도 그랬다.

고요했지만, 숨이 막히도록 답답했다.

움직임도, 기대도 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들.


그렇게 멍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난밤의 어느 날에―




나는 깨달았다.

이 침묵은

어쩌면 내가 만든 것이었다.


왜냐하면,

감정의 이입에 휩쓸린 내가

스스로를 침묵의 늪 속으로

데려다 놓았으니까.


피하지도, 말하지도 못한 채

그 고요 속에 나를 가두고

천천히 가라앉기를 택한 건

결국 나였다.


고요는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그건,

입을 닫고 마음을 감춘 나의 선택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