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방 안에 있는 듯,
아무 소리도, 아무 느낌도 없이
침묵이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건조했던 하루.
바람 한 점 없는 나의 하루도 그랬다.
고요했지만, 숨이 막히도록 답답했다.
움직임도, 기대도 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들.
그렇게 멍하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난밤의 어느 날에―
나는 깨달았다.
이 침묵은
어쩌면 내가 만든 것이었다.
왜냐하면,
감정의 이입에 휩쓸린 내가
스스로를 침묵의 늪 속으로
데려다 놓았으니까.
피하지도, 말하지도 못한 채
그 고요 속에 나를 가두고
천천히 가라앉기를 택한 건
결국 나였다.
고요는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그건,
입을 닫고 마음을 감춘 나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