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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발자국을 따라

by 라니 글을 피우다

그녀는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났다.

소리 없이.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두려움을 안고, 조용히.


그녀의 발자국은

어느덧 내 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어느 날 문득,

내게서 보였다.

내가 그녀를 닮아가고 있었다.


그땐 이해하지 못했다.

왜 그렇게 말했고,

왜 늘 직설적이고 차가웠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삶에 여유가 없었고,

화를 풀어낼 곳도 없어서

그녀의 말에는 자주 거친 가시가 있었음을.


그건 미움이 아니었다.

삶에 지친 마음의 울음이었고,

어떻게든 우리를 지켜내려 했던

한 사람의 고단한 방식이었다.


이제 나는

그녀의 발자국을 따라 걷고 있다.

말투도, 눈빛도, 조용한 한숨도.


그 발자국이

나를 닮게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달라지고 싶다.


조금 더 다정하게,

조금 더 살가운,

따뜻한 마음을 건네는

그런 엄마로.


그녀의 딸은,

그렇게 받아들이며

오늘도 조용히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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