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동네 산책 중,
'담은' 작가님의 글
「네가 와주었으면 좋겠다」를 마주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조용히 마음이 울컥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글을 읽으며 ‘네’라는 존재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듯, 내게는 지금껏
그런 존재가 없었다.
어쩌면 ‘네’라는 사람 없이도
나는 내가 나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외로운 줄도 모르고
그저 묵묵히 살아왔다.
외로움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 곁에 머물던 그림자 같아서
그 존재조차 자주 잊곤 했다.
그림자가 늘 함께였듯
외로움도 당연한 풍경이 되어
내 안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하루를 건너다
한 송이 꽃 앞에 멈춰 선다.
혹시, 이 꽃에
나비가 날아들까.
그 한순간의 떨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오늘도 나는,
한 송이 꽃에
나비가 날아들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