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30분의 질주”

멈춰버린 아침

by 라니 글을 피우다

“버스가 멈췄다.

내 하루가 멈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몇 정거장 가지 못한 버스가 고장 났다.

어쩌지?

망설일 틈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재빨리 다른 버스를 타기 위해 뛰었다.


그런데—헉.

생각이 짧았다.

100번을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신호에 자꾸 걸리는 걸 깜빡했다.

이 속도라면 늦는다.

반대로 탔어야 했다.

같은 버스에서 내렸던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줄지어 500번을 탔다.

나만… 다른 길을 선택했다.


출석은 9시 30분.

시계는 자꾸만 재촉한다.

전철이나 택시밖에 없다.

급하게 검색했다.

빠른 길을 찾았다.


전철역까지 5~10분,

전철을 타면 10분.

계산상으론 충분하다.


그때, 문자가 왔다.

“늦어도 9시 45분까지 오세요.”

살았다.

아직 가능성은 있다.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신호등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걷는 것보다 빠르긴 한데,

멈춰 서기를 반복한다.

답답하다.


드디어 버스에서 내렸다.

익숙한 거리다.

아버지와 함께 다녔던 병원과 공원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지금은 감상할 틈 없다.

신호등이 또 나를 붙잡는다.

짧은 신호에 못 건너고, 다시 멈춘다.

숨을 길게 내쉰다.


이제 30분 남짓.

전철역이 코앞에 있는데,

이미 반대쪽 출구 쪽으로 와버렸다.

지금이라도 내려서 다른 입구로 가고 싶지만

늦었다.


멀리도 돌아왔다.

그런데—보인다!

전철역.

달린다.


전 정거장에서 내렸던 여자가 보인다.

나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전철을 탔다.

역시 빠르다.

단 3 정거장.

3일 동안 이어졌던 복통도,

가스활명수를 마시고

걷고 뛰고 땀을 흘리니

조금씩 사라지는 기분이다.


도착역.

이제부터가 진짜다.

출입구를 헷갈리면 안 된다.

4번 출구—보였다.


고지가 눈앞이다.

우영우가 지나갔던 회전 출입문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그리고—

딱, 9시 30분. 도착.


"여러분도 비슷한 경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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