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에서 나를 마주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바라본 풍경

by 라니 글을 피우다

"출근길 전철 소리는 기계음 같지만, 내 마음을 흔드는 울림이 되었다."


7시 35분.

어제보다 20분 늦은 전철이 들어왔다.

출근 시간대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빠르게 흘러가는 아침.

그래도 덜 붐벼서 마음도 조금은 여유로웠다.


철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전철 소리는

마치 나를 성장하게 하는 기계의 진동처럼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다.

정차하고, 다시 출발할 때마다

흐트러진 내 마음도 차분히 다잡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제 교육은 길었지만 유쾌했다.

오늘도 기대와 설렘,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하루의 색을 찾아 나선다.


숨을 돌리며 잠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분주한 손놀림으로 무언가를 체크하고 있었다.

누구 하나 쉬고 있지 않았다.

모두 어디론가, 무언가를 향해 끊임없이 끌려가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마음은 자꾸 황폐해지고,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공허한 날들이 이어진다.

나는 나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정작 '나'는 그 안에 없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간다.

뒤늦게야 자신을 돌아보지만, 이미 많은 시간은 흘러가 있다.


나는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나라도 잠시 쉬고 싶어서.

말없이 섞여 살아가지만, 말까지 섞고 싶진 않은 이 시대.

편리함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들이 우리를 점점 더 고립시킨다.


세상은 뜨거운 물속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익어가고 있다.

우리도 모르게, 아니 어쩌면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한 채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어제 만난 언니들은 내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주었다.

나는 또 말 못 하던 마음을 풀어내듯, 조심스레 보따리를 열었다.

그리고 또 후회했다.

말이 많았던 건 아닐까.


‘말은 짧고 명료하게.’

강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오늘은 내 말보다,

질문을 더 하고,

다른 이의 말을 더 듣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전철은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고,

나는 다시 바삐 움직였다.

이렇게 또 하루가 시작된다.


오늘도,

누군가의 덕분에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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