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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Apr 05. 2022

Shadows (1959)

미국 독립영화 역사에서 빼먹을 수 없는 명작

정교하고 완벽한 영화들을 보다가 날 것 그대로의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어떤 충격을 받았을까? 그리고 그를 인정해줄 수 있었던 관객들은 얼마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던 사람들일까. 치밀하게 짜이고 정밀하게 꾸며진 영화에 익숙한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뚝뚝 끊기는 컷들과 화면 모서리에 잡히는 이물질.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내 컴퓨터 화면에 머리카락이 붙은 줄 알고 떼내려고 했지만 영화의 장면의 일부였던 해프닝도 있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이야기와 주제를 가진 듯한 등장인물들. 도저히 연관 지을 수 없던 그 인물들은 가족이란 틀 안에 함께 이루어져 있었고 방황하는 청춘이라는 공통점 안에 있었다. 물론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범상치 않은 영화라는 것은 느꼈다. 아마 내가 재즈와 흑백영화를 좋아해서 더욱 후한 점수를 준 건지 모르겠지만.

흑백영화임을 언급하다 보니 할 말이 더 생겼다. 가족이라지만 다들 피부색이 전혀 달라 처음에는 그들이 한 가족인지 눈치채지 못했다. 이런 재밌는 특성이 흑백이어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예산 문제나 시대적 기술의 문제로 흑백이 아닌 흑백 또한 연출의 수단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을 night of living dead(1985)에 이어서 또 한 번 느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영화의 제목이 주는 의미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왜 그림자들일까. 사람들이 저마다의 표정이 있듯이 모두가 그림자를 안고 산다. 그림자는 때로는 불안과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철없이 보이는 그들에게도 저마다의 그림자와 같은 어둠이 서려있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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