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기 싫은 남자

by 이영범

맞벌이부부인 정과장은 부인이 애를 출산한 후 처갓집 옆으로 이사를 했다.

정과장이 먼저 출근을 하면 부인은 애를 처갓집에 맡긴 후 출근을 했다.

평상시에는 부인이 먼저 퇴근을 하면서 처갓집에서 애를 데리고 온다.

부인이 정과장 보다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정과장이 처갓집에서 애를 데리고 온다.


부인이 늦게 퇴근한다고 연락이 오면 정과장은 저녁 약속을 잡는다.

일부러 부인 보다 늦게 집으로 가는 것이다.

왜 그런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부인이라고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어이 이대리, 오늘 저녁 약속 있어?”

정과장이 이렇게 물으면 이대리는 금방 눈치챈다. ‘부인이 늦게 퇴근하는구나’

한두번은 괜찮은데 이것이 잦아지면 서로 불편하다.

정과장 개인 돈을 사용하는 게 아니고 부서 접대비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다.

정과장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살려는 걸까?


나는 학창시절에 외박을 많이 했다. 집에 들어가기 싫었다.

정과장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집에 들어가기 싫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를 잘 알기에 나는 우리 집이 '들어가기 싫은 집'이 안 되게 하려고 노력한다.


집 마다 사정은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방향은 한 가지이다.

가족이 집에 들어오고 싶게는 못하더라도 집에 들어오기 싫게는 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지금 빨리 집에 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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