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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범 Nov 24. 2022

동업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하라

나는 동업을 두 번 했다.

당연히 믿을 만한 사람하고 했다.

한 번은 직장 선배, 한 번은 고향 친구(+중국의 직장 선배).

  

선배는 자금을 투자했고 나는 영업력을 투자했다.

창업 초기에는 둘 다 열심히 일해서 회사를 키우기로 했다.

하지만 영업은 모두 내가 했고, 거래처는 모두 나의 예전 거래처였다.

선배는 출근도 대충 했고, 출근한 날도 대부분 낮술 마시고 사우나에 있다가 퇴근했다.

사무실에서는 컴퓨터로 주식만 들여다 봤다.

도저히 안 되어서 내가 선배한테 동업을 그만하자고 했다.

선배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되돌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 그는 오랜 백수다.


친구는 국내 현장을 알았고 나는 중국의 직장 선배를 알았다.

중국 제품을 수입해서 친구의 영업망을 통해서 국내에 판매했다.

중국 선배는 현지인 파트너를 통해서 중국 제품 소싱을 했다.

나는 국내 통관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1년이 지나서 어느 정도 업무가 셋업이 되니 중국 선배는 현지인 파트너를 배신했고 친구는 나를 배신했다.

친구와 중국 선배가 비밀리에 직접 회동을 해서 둘이 거래를 하고 나와 중국 현지인 뒤통수를 쳤다.

심하게 다투고 헤어졌다.

얼마 후 그 업무는 중단되었다.

그 둘의 관계가 오래갈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맞았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많이 원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나한테도 잘못이 있었다는 걸 느꼈다.

친한 사이라도 동업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두 동업 모두 사업이 잘 되니까 파트너가 욕심이 생긴 것이다.

그 욕심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동업계약서였는데 믿는다는 생각으로...


믿음은 각자의 기준이다.

내가 상대방을 믿는 수준과 상대방이 나를 믿는 수준이 다르다.

가족, 친구, 선후배, 애인, 모두 믿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믿음의 수준은 서로 다르다.

“나는 그를 위해 죽어줄 수 있지만 그는 나에 대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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