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은행부터 증권까지…토스의 모든 금융 관련 상담을 합니다"
"첫 직장에서 '이 곳에 그냥 이렇게 있어도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정은 가득한데 그 회사에 쏟고 싶지는 않은 상황이었죠. 그래서 퇴사하고 '어디서 내 열정을 태울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여행을 다녔어요. 일본 일주를 하고 미국의 몇몇 도시를 여행한 뒤 유럽으로 가서 배낭여행을 이어갔죠.
그러다 체코 프라하에 빠졌어요. 현지 투어에 참여했는데 가이드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더라고요. 거기에 매료돼 한국으로 돌아와 취업 비자를 준비하고 체코로 떠나 몇 개월 동안 현지 가이드 일을 했어요. 그러다 코로나19로 한국에 돌아와 토스씨엑스 면접을 봤는데 눈빛이 빛나는 이들이 여기에 더 많더라고요."
토스가 4월 설립한 금융 상담 계열사 토스씨엑스의 코어전담팀 문성욱님이 '토스씨엑스를 택한 이유'에 이렇게 답했다. 그가 퇴사 이유와 여행담을 풀어내자, 몰입의 자세로 귀를 세우고 눈을 반짝이며 듣던 동료들은 "오오~"하는 환호성을 냈다. 이 정도 반응이라면 진짜다.
회사가 아무리 수평을 강조해도 알게 모르게 수직적이거나 구성원들이 눈치보게 만드는 분위기라면, 이런 분위기는 힘들지 않을까? 그제서야 '최복동'(최고의 복지는 동료)을 강조한 이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다가왔다.
토스는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금융업계의 틀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에 더해 파격적인 연봉과 스톡옵션, 각종 복지 정책으로 유명하다. 반면, 강도 높은 업무량과 스트라이크(함께 일하기 어려운 동료로 판단될 경우 피드백 후 경고를 줌) 제도 등으로 대변되는 냉혹한 업무 평가 등, 조직 문화가 차갑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정말일까?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꾸준히 인력을 채용하고 있는 토스라서, 아마 더 궁금한 이들이 많을 터. 이미 토스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물어봤다. 토스에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토스씨엑스 코어전담팀 문성욱, 뱅크전담팀 박선영, 증권전담팀 김태영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성욱/ 토스씨엑스 코어전담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관련 고객 상담을 진행하면서 스쿼드(Squad)의 리더로 일하고 있어요. 스쿼드는 토스에서 만든 조직 구성인데요. 팀 내의 조직 단위로 1명의 리드와 5~7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태영/ 저는 증권전담팀에서 증권 고객 만족을 위한 상담을 주로 하고 있어요. 증권은 스쿼드 제도가 아직 없어서 증권 상담 매뉴얼을 만드는 업무도 하고 있고요.
선영/ 저는 뱅크전담팀에서 토스 앱 이용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어요. 1년 365일, 24시간 동안 운영되는 상담 시스템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스케줄링 업무를 함께 하고 있고요. 합류하실 동료분들을 모시는 면접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 토스씨엑스는 올해 4월에 설립되고 6월에 출범했는데요. 토스는 알아도 토스씨엑스는 낯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토스씨엑스는 어떤 곳인가요?
성욱/ 토스씨엑스는 토스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미친 만족감을 제공하자'를 목표로 만들어진 곳이에요.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구성원 모두가 토스의 모든 서비스를 확실하게 숙지한 상태에서 최대한 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신속, 정확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토스씨엑스는 직원들 전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서로 교육과 피드백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영/ 저는 고객 경험(CX)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해왔는데요. 지금까지 다닌 회사들의 CS를 생각해보면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퍼포먼스에 상담을 맞추고, 이 매뉴얼에 따라 고객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당연했어요. 그러다보니 전형적인 답변으로 고객 회유에 힘쓰는 것밖에 할 수 없었죠. 그런데 토스씨엑스는 여기에서 벗어났어요. 상담자 개인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서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방향으로 진짜 CS가 무엇인지 찾은 곳이죠.
태영/ 선영님의 말에 동의해요. 저는 토스씨엑스에 합류하기 전에 은행에서 일했어요. 일반적인 금융사의 CS 담당자와 업무 성격이 아예 다르다고 생각해요. 앱을 사용하면서 생긴 고객들의 니즈를 수용하고 '진짜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 회사가 정한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부터 크게 달라요.
- 금융기업들은 흔히 광고에서 고객의 '친구' '가족'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하잖아요. 토스씨엑스는 고객들에게 '무엇'이 되려 한다고 느끼나요?
성욱/ '혁신' 그 자체가 되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24시간, 365일 오픈된 상담 창구라는 점부터 혁신적인데 여기에 더해 새롭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려고 하거든요.
선영/ 저는 토스씨엑스를 모두가 알고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것에 회사가 집중하고 있다고 봐요. 은행을 방문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느꼈던 거의 모든 것들이 토스CX에서는 온라인 상담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을 고객들이 알고 저희를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 각자 일하고 있는 분야가 뱅크, 토스, 증권으로 다른데요. 토스씨엑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성욱/ 가구 회사의 본사 직영점에서 4년 정도 일했어요. 영업으로 입사해 영업 관리를 하게 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고객을 만났어요. 그러면서 CS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죠. 결혼, 이사 등의 이유로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크게는 몇 천만원을 쓰러 오는 고객 위주로 운영되는 곳이니 그만큼 다양한 민원을 겪었고요. 이 경험에서 생긴 자신감을 바탕으로 토스씨엑스의 'Customer Hero'에 지원했어요. 단순한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의 소중한 경험을 지키는 '히어로'로 CS 직원들을 보는 관점이 마음에 들어 합류했어요.
태영/ 저는 이전에 저축은행에서 6년 일했어요. 증권 상담을 하다보면, 증권은 초 단위로 호가가 움직이니 매뉴얼도 이에 따라 다르게 반영돼요. 그러면 저도, 고객님들도 같이 초조해지고요. 매뉴얼대로가 아니라 제가 전문가가 돼서 제대로 된 상담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은행은 큰 틀에서 보면 다 같고 상품만 변하거든요. 상담은 정해진 매뉴얼대로만 해야하고요. 그런데 토스씨엑스에서는 기존의 매뉴얼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을 직접 만들고 이 매뉴얼에 따라 고객을 상담할 동료들과 스터디를 해요. 여기에서 저와 회사가 같이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느껴서 왔어요.
선영/ 저는 여러 CS 회사에 있었는데요. 보통 CS 기업들은 정형화된 답변을 하도록 하죠. 많은 콜을 당겨 받는 직원이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구조고요. 이 시스템에서는 유관부서와 협업도 어렵고, CS팀의 리더도 고객의 낯선 민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도 많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진짜 CS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토스씨엑스를 알게 되었어요. 스타트업, 수평, 상호 존중 같은 말들이 모두 낯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회사를 의심했어요.
면접에서 수평적인 분위기를 직접 느낀 뒤에야 회사의 방향을 믿게 되었어요. 또 회사 곳곳에 설치된 대형 TV에 '고객팀이 힘들어해요'라는 문구가 나오더라고요. CX팀의 고충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고 CS를 기업의 말단으로 취급하지 않고 핵심으로 여긴다는 점이 좋았어요.
- 상담의 범위와 내용이 정말 넓을 것 같은데요. 구성원들의 업무 성장을 위한 방법이나 조직 문화가 궁금한데요.
성욱/ 회사의 핵심 가치 중 '셀프 러닝' '러닝 셰어'가 함께 성장해야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요. 스스로 공부하고 이를 나누게 만드는 분위기는 자기 개발에 좋은 방법이에요. 누구나 시켜서 하지 않고 스스로 했을 때 배운 것이 자기 안에 제대로 남잖아요.
태영/ 상담 범위가 넓어도, 자주 나오는 질문들은 거의 정해져있어요. 특이 케이스가 나오면 사내 메신저로 공유하고 회의한 뒤 그 케이스를 '오늘의 배움'이라는 대화방에 정리해서 올려요. 이 사례를 공유해서 다른 직원이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는 체계죠.
선영/ 회사에서 질 높은 상담으로 신뢰를 얻은 이들이 '교육 코치'로 투입돼 파트별 교육을 진행하고 실제 상담 통화를 듣고 코칭하는 시스템이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본인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상담 전화를 같이 듣고 교육 받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이 코칭 후의 변화, 성장을 확실히 느껴서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코칭 외에도 필요에 따라 별도로 요청해요.
- 입사 당시 받았던 면접 질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 질문을 지금 다시 받는다면 어떻게 답하실지요.
선영/ 토스 앱을 타인에게 뭐라고 소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그때는 막연하게 기사로 접했던 내용들을 토대로 무난한 답을 한 것 같아요. 지금 이 질문을 다시 받는다면, 이제는 저희가 하는 일을 알고 앱의 진화를 보고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고 있는,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어플'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할 거에요.
성욱/ 저는 '팀에 저해가 되고 퍼포먼스를 떨어지게 하는 동료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당시에는 '그 동료에게 피드백을 잘하고 같이 퍼포먼스를 올릴 수 있도록 도전할 것이다'라고 말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토스팀에서 말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어요. 제가 힘들어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타인의 불편함에 공감하면서 피드백을 나눌지를 고민할 것 같아요.
태영/ 회사 안에서의 5년 뒤 제 모습을 질문 받았어요. 당시에 답변을 준비하지 못했던 질문이라,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최복동'을 외치면서 함께 '으쌰으쌰'하는 분위기에서 생활을 해보니 제 동료부터 만족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객뿐만 아니라 팀원도 만족시킬 수 있는 직원이 되고 싶다고 답할래요.
- 회사가 채용 중인데요. 각자 속한 팀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인재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성욱/ 스스로 열심히 잘하고 역량이 뛰어난 분이라면 어디에서나 환영받겠지만, 토스씨엑스는 원팀으로 다같이 가는 점을 명심하는 분이 좋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역량은 기본으로 하고 토스씨엑스의 문화와 잘 어울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좋아요.
선영/ 매일매일이 아니라, 시간별로 변화가 가득한 회사입니다. 이런 환경에 재미를 느끼는 '도전정신' 가득한 분이 환영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이 말이 너무 반복되어 마치 공익광고 같지만(웃음), '최복동'을 강조하는 회사인 만큼, 최고의 복지인 동료가 될 자세를 갖추고 계시면 더 좋습니다.
태영/ 흔히 어떤 기업의 채용이 계속 되면, '저 회사 퇴사자가 많구나' 같은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토스씨엑스는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따라 새 업무가 생길 것을 대비해서 계속 채용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업데이트되는 부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새로운 이슈에 관심이 많은 분이 필요합니다.
- 요즘 돈 많은 백수 또는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얻은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비슷한 꿈을 꾸고 있나요?
성욱/ 돈이 많으면 당연히 좋겠죠. 특히 서울에 집이 있는 친구들이 부럽고요. 대구에서 올라와서 생활하는 입장에서 서울이나 경기도, 수도권에 본인의 집을 가진다는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그래서 그냥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오늘을 충실하게 살면서 인정을 받다 보면 경제적인 자유가 어느 정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어요.
선영/ 토스씨엑스 면접을 보기 전에 전 직장을 퇴사한 뒤 3개월 동안 '돈 많은 백수' 코스프레를 하며 지낸 적이 있어요. 퇴직금과 실업급여, 모아둔 돈으로 제대로 즐기며 살았죠. 그때를 돌이켜보면 노는 것도 마냥 마음 편한 일은 아니었어요. 사람에게 소속감, 성취감은 중요하더라고요. 제가 일에 투자한 시간만큼 성장하고 신뢰를 얻는 것이 제가 꿈꾸는 삶의 방향이에요.
태영/ 돈 많은 백수는 모두의 꿈 아닌가요? 사실 비슷한 질문을 입사 면접에서 받았었는데요. 지금도 그때도 제 답은 같아요. 토스씨엑스와 함께 제가 금융 시장에 획을 긋는 멋진 일원이 된다는 꿈을 이룬다면, 그 꿈을 이뤘을 때 돈 많은 백수보다 행복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