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왕
아주쉽게, 우리가 입고 먹고 쓰고 마시는 모든 것이 소비재이다. 그리고 조금 더 깊게 살펴보면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소비재인 필수소비재(Consumer Staples)와 있으나 없으나 이지만 사치재인 임의소비재(Consumer Discretionary)로 나눌 수 있다. 직관적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단순하게 소비재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같은 일반적인 이야기 말고, 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소비재(개인적인 의견도 담겨있다)를 잠시 다뤄보자. 소비재 기업은 ‘투자처’로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주변 펀드에 투자제안을 하면 묵묵부답들이다.) 돈은 버는데, 많이 안남고, 유사제품이 빠르게 등장하고, 마케팅비용이 정말 많이 든다.
작년에는 '일본' 브랜드를 한국으로 현지화해서 론칭하는 아주 생소한 실행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론칭이 끝나갈 때 즈음 투자자문을 추가로 제안받아 진행하게 되었다. 모든 기관들의 첫 질문: "IP는 누구 소유인가요?" "유사제품이 많은데요. 경쟁우위가 없네요." "이익률은 박하네요."
그렇다고 모든 소비재가 홀대를 받는 것은 아니다. Dalba 같은 화장품이나 의료미용기기 기업들 예를 들어 클래시스, 바임 같은 경우는 모든 지표면에서 우월하다. 동일 섹터 안의 비상장 기업들은 상장심사에서도, 상장 기업들은 주가 측면에서도 모두 양호하다.
그런데, 옛 속담? 격언? 이 자꾸 떠오른다. "손님이 왕이다." 기업경영(또는 브랜드 론칭)은 경쟁사들 대비 강력한 비대칭을 찾아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충성 고객을 만들고, 또 그들을 대상으로 Paying User로 전환시키고 Lock-in 시키고 Retention(재구매) 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이 왕이 아니고 손님이 왕이라니? 브랜드가 왕이 아니고 고객이 왕이라니? 무게중심이 손님에게 가있다니? 손님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선택지(대체재)가 있다. 게다가,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성격의 손님들로 가득 찬 시장이라면?
고객들의 Top of the mind를 점유하기 위한 수십 수백억 원대의 마케팅 비용이 이래서 지출되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브랜드를 줄기차게 신규출시하고 점주들에게 비난받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동일한 이유에서 그런 선택들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경쟁이 치열한 완전경쟁 시장 안에 있다는 명분이 사회통념을 무시하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지속하는 경영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오늘은 개인적인 의견도 꽤 들어간 글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소비재(consumer sector), ‘소비자(consumers)’로서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하지만 투자처로서는 정말 고난도의 전략이 수반되어야 한다.
워런버핏의 포트폴리오에 코카콜라가 편입되어 있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가 워런버핏이 처음 코카콜라를 투자했던 1988년으로 돌아간다면, 1주당 2달러의 코카콜라를 투자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도 보유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