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성공, 행복 끝 고생 시작일지도”
들어가기에 앞서, Warning: 오늘 에피소드는 직전 몇 개와 다르게, 조금은 'too much' 전문적인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취업만 하면, 진급만 하면, 투자유치만 하면, 이 재고만 다 팔면…[~만 하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첫 IB자문 클로징이 딱 그랬다.
만 32세 청년 대표가 2014년에 실리콘밸리 소재 B펀드로부터 한국 식품회사로 5백만 달러 외자유치 자문에 성공했다. 무작정 새벽에 일어나, 캘리포니아 시간에 맞춰 돌리던 cold-call의 열정과 어느 날 비행기표 하나 끊어서 참석했던 해외 투자자 콘퍼런스에서의 우연의 산물이었다.(마치 Will Smith 주연 영화 "행복을 찾아서"의 한 장면 같았다.)
진짜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로만 알았다. 우쭐했다. 눈에는 힘이 들어가고, 어깨에는 뽕이 들어갔다. 국내 투자자로부터 국내 기업으로의 IB자문을 성사시켜도 자랑스러울 판에, *FDI 성공이라니? 프로젝트가 끝나고 한 2주 동안은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았다. 그런데 3주 차가 되고나서부터, 공포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이런 유사한 성공사례를 재연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잠시 길을 잃었다.'
당시, 그 식품회사의 대표는 상당히 급진적인 성격이었어서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 (그래야, 같은 투자금액 $으로도 지분이 덜 희석되니 말이다.) 그래서 실적 연동 옵션부 투자를 고수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회사로 $이 유입되는 신주(new shares) 투자뿐 아니라, 본인이 보유한 구주(old shares)를 매각하고 개인 $도 챙기고 싶어 했다.
사실, 실적 연동 옵션부 투자를 Reset이나 Refixing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투자를 받은 ‘후’ 그해나 다음 해의 기업 실적이 투자사와 약속한 지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주당 발행 가격(종료 주식은 전환가격)을 조정하여 당초 투자 시 발행된 지분보다 훨씬 더 많은 지분을 투자사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옵션이다. (우린 잘 알고 있다. 우린 미래를 통제할 수 없다. 기업 실적은 더더욱 그렇다.)
다음 해 그 회사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5월의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HMR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되었고, 전량 recall 되어 마트들의 선반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Recall 사태로 그다음 해 경영진은 교체되었다. 그리고 이미 상당량의 창업주 개인지분까지 투자사에게 팔았으니, 유사시 경영권을 방어할 힘(창업주지분율)도 급속도로 약해졌다. 회사 경영권은 끝내 펀드로 넘어가며 결국 이름 모를 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되어 버렸다.
'고생 끝 행복 시작'으로 전개되던(꽃샘추위로 쌀쌀했던 4월 공장 준공식 때 나만 선글라스를 걸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첫 외자유치 실적은 ‘행복 끝 고생 시작’으로 막을 내렸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타인의 $을 몇억 몇십억 씩 투자받는다는 것? 국내도 아닌 해외투자자가 제시한 경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때 져야 하는 책임? 생각해 보면 섬뜩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2014년 이후 우리 운용사에 자문을 요청하는 기업인들에게 이 두 가지는 목왠만하면 고려도 하시지 말라고 강조한다. ‘실적연동 Refixing'과 'Exit 전까지 창업주 구주매각'
어벤저스 캡틴아메리카의 명대사처럼
"We've got to move on!"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초기단계 스타트업 위주로 작성된
보통주(Common Share) 투자계약서(SPA)를 공유해 본다.
[중소기업벤처부 권고 양식에서 꼭 필요한 부분만 살리고, 웬만한 조항은 '다이어트'시킨 예시이다.]
*SPA : Stock Purchase Agreement
*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
*HMR : Home Meal Replac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