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세계관을 만들고, 세계관은 가치관을 만들고, 이걸 바꾸는 건?!
대략 51,750,000명의 사람들이 사는 요 작은 땅에 28,179,000명의 직장인들이 있다. 그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며 월급쟁이로 살아가고 있다. 좋든 싫든 이렇게 살아가기 벅찬데 그 안에서 업을 바꾸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으면 참으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게다가 그 시점이 32살, 금수저라 일을 안 해도 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흔히 아 주 열 심 히 일을 해야 하는 상태고 주변 또래 친구들이 이제는 자리를 잡고 전문성을 갈고닦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더 그러하다.
최근 내가 그러했다. 중학교 때부터 PD를 꿈꿨고 18년도부터 원하던 일을 하게 되고 최근 비슷하지만 많이 다른 일을 새로이 시작하게 됐다. 주변의 반응은 대체로 이러하다.
"PD에서 CD면 좋은 거지"
"더 넓은 시각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어"
"이제 광고주와의 자리도 많아지고 그들은 설득하면 색다른 희열도 느낄 수 있어"
"이것까지 하게 되면 넌 아주 무서운 사람이 될 거야"
"지금 당신은 태풍의 눈이에요"
"쉽지 않을 텐데..."
이외에 여러 우려와 걱정, 응원들이 있었는데 최고의 CD가 되기 위해서(?) 달려보기로 했다고 하자. 중요한 건 포변을 하고 나니 그동안 가려져왔던 '나'라는 인간의 업에 관한 장단점이 보였다. 본디 CD라는 직업이 개인과 기업, 브랜드 또는 캐릭터와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해야 하니깐...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커뮤니케이션
삶을 살아가면서 사람은 매번 선택을 해야 하고 그것이 인생이다. 그 선택은 대부분 돈, 에너지, 시간이 동반된다. 그리고 이를 결정하는 건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이다.
나는 일본에 가서 50만 원짜리 청자켓을 샀어.
나는 주말에 회사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어.
나는 이 친구와 결혼을 결심했어.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가.
이렇듯 인생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고 돈, 에너지, 시간을 쓰게 하는 건 가치관이지만 사람마다 같을 순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이 마케팅의 경계가 무너진 시대에는 더 그러하고 유튜브 댓글창만 봐도 그러하다.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과의 소통은 공감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면 어떤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묘하게 기분이 나쁘거나 찜찜한 기분을 안고 대화를 어찌어찌 끝낸 적이 있지 않은가?' 이는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느끼는 감정으로 우리가 '무시'라는 감정을 느낀 것이고 이 '무시'는 비단 상대방에게 느끼는 나의 감정일 수 있지만 사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무서워 찜찜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야 이 XX!"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가치관이 맞는 사람하고만 커뮤니케이션하면 되잖아요?"라고 한다면 앞서 이야기했지만 CD라는 포지션으로 변경하면서 앞으로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과의 소통보다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훨씬 많을 것이고 이는 공감의 자리가 아닌 설득이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비단 업외의 삶을 보더라도 가치관이 다른 사람하고의 만남은 불가피하며 알고 기분이 나쁜 것과 모르고 기분이 나쁜 건 차이가 크다.
하지만 가치관이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그것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인간은 누구나 스토리를 갈망한다. 트위터, 인스타, 블로그, 그리고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브런치만 보더라고 그러하다. 인간은 스토리를 듣고 보고 말하고 다시 이야기하며 자신이 느끼는 욕망과 두려움을 스토리텔링으로 드러낸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스토리텔러다.
스토리텔러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대의 비전과 가치와 아젠다를 설정한다.
- 스티븐 잡스
다시 말하면 가치관을 바꾸는 건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가치관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를 봤을 땐 밑바탕은 세계관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작년 <현대웨이>라는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를 이끌어가는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비전을 선포하는 내부용 영상이었는데 현대자동차 장재훈 부회장, 당시 장재훈 대표이사가 여러 가지 비전 중 '빨리빨리'를 이야기했었고 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70년 만에 GDP 세계 10위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훌쩍 넘게 된 신화를 보면 대한민국의 대다수가 갖고 있는 세계관을 언뜻 볼 수 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세계관은 차, 케이팝, 패션, 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느낄 수 있다.
즉, 스토리는 세계관을 만들고 세계관은 가치관을 만든다. 이를 바꿀 수 있는 건 다시 돌아가서 스토리,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스토리텔링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 가치관이 같은 사람과의 스토리텔링 (공감의 소통)
2.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의 스토리텔링 (설득의 소통)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의 스토리텔링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영상은 조승연의 탐구생활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으로 조승연 작가가 드비알레를 찾아갔을 때이다. 당시 CHIEF SALES이자 MARKETING OFFICER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그가 드비알레 제품을 소개하는 장면이다. 그는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어떻게(HOW) 다른지를 설명하지 않고 왜(WHY) 이 브랜드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영상 속 그는 '인생에서 소리를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음의 비율을 줄이고 좋은 소리의 비율을 올려야 된다는 생각을 말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좋은 소리는 크게 3가지인데 첫 번째가 대화(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소리), 두 번째가 음악(나와 내가 속해 있는 문화를 연결시켜 주는 소리), 세 번째가 침묵(나와 나 자신을 연결시켜 주는 소리)에 대해 말하며 무분별한 소리에 피폭당하는 현대인들이 어떤 명품을 사는 것보다도 더 높은 삶의 질을 선사해 주기 위해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스토리텔링이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필요한 와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와이 커뮤니케이션의 특징 중에 하나가 이질감이 드는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인데 '매튜 룬의 픽사 스토리텔링'이라는 책에 나오는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중 8초 안에 승부를 봐야 하는 후크, 엘레베이터 피치과 그 궤를 같이한다.
다시 한번 말하면 스토리는 세계관을 만들고 세계관은 가치관을 만든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와이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스토리는 위대한 소설이나, 연극, 영화, TV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비즈니스나 브랜드, 삶에도 꼭 필요하다.
반면, 와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앞서 대한민국의 직장인으로서 와이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제약이라고 한다면 WHEN과 WHO이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들 누가 그리고 어느 시점(처지)에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해서도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