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

엄마도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

by 크레이지고구마

2020년 가을


지금 봄이는,

아직 사춘기가 오지 않은 상태로,

2차 성징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초등5학년이다.


자기는 친구들과 몸이 다르다며

"엄마도 12살 때 이랬어?

나를 낳아주신 분은 12살 때 어땠을까?

나는 낳아주신 분을 닮았을까?

아니면 그 남자를 닮은 걸까?"

(생부를 그 남자 또는 낳아주신 분 남자 친구라고 부른다)

이런 말들을 한 번씩 툭 내뱉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코로나19가 휘젓고 있던 2020년 6월,

봄이가 갑자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도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


"아니!! 난 생일축하합니다 노래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해.

생일이 일 년마다 한 번씩 오는데 계속 반복해서 듣잖아.

성가시고 시끄럽다고 생각해. 왜? 너는 눈물이 나?"


"나는 이상하게 눈물이 나.

엄마아빠오빠가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러주면,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면서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내 생일날 내가 울면 안 될 것 같아서,

눈물이 나려고 할 때 눈을 크게 뜨고 참아."


"그렇단말이지?

난 네가 울 것 같은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네가 잘 참고 있는 것이었구나.

울어도 괜찮으니까 눈물이 나면 울어버려!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 거지? 생각해 본 적 있어?"


"많이 생각해 봤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를 모르겠어.

슬프지는 않은데,

좀 기분이 몽글몽글하면서 좋은 것 같으면서도

전부 좋은 것만은 아닌 느낌인데,

그게 뭔지 정말 모르겠어."


"언제부터 그랬을까?

혹시 낳아주신 분이 생각나고 보고 싶어서?

아니면 낳아주셔서 고마워서?

아니면 너무 좋은 엄마를 만나서 행복해서?"

"낳아주신 분은 당연히 생각이 나지.

낳아주신 분이 보고 싶은 건 평소에도 보고 싶은데,

예전만큼 막 간절하게 보고 싶고 그런 건 아니거든.

그냥 궁금하기만 해.

그리고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은 건,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였던 것 같아.

친구들이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러줄 때는

눈물이 날 것 같지 않은데,

엄마아빠오빠가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불러주면,

약간 감동스러우면서도 뭐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나려고 해. 왜 그런 걸까?"


"너 완전 감동받았구나!

내가 많은 감동을 주는 엄마이긴 하지ㅎㅎ

내가 생일축하 노래를 들을 때 눈물이 날 것 같거나

뭉클한 감정이 들면

너한테 조금이라도 답에 가까운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정말 모르겠어.

내가 사람들에게 너라고 얘기 안 하고 물어볼게.

그냥 아는 사람들과 입양가족들에게도 물어보고,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알려주면, 너에게도 알려줄게."


지난 6월에 봄이와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봄이가 말을 꺼냈다.

이게 입양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는데,

봄이 생각에는 왠지 입양과 관련이 조금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긴 채,

왜 그런지 정말 모르겠다며

조금 답답한데 꼭 알고 싶다는 봄이다.


'이 답은, 나도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고,

네가 찾아야 한다!'라고 말해주었지만

봄이가 그 답을 찾기엔 시간이 꽤 필요해 보인다.


나도 답을 함께 찾아주고 싶은데 정말 방법을 모르겠다.

참 어려운 입양가족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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