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것일까
2018년 가을 어느 날
갑자기 봄이가 말했다.
“엄마! 나 요즘 이상하게,
학교에서는 내가 입양되었다는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아!”
“그래?”
“응. 집에 오면 엄마를 보니까,
내가 입양되었구나~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학교에서는 입양이라는 단어가
전혀 생각이 안 나서 조금 이상해.”
“입양 생각이 안 나는 게 이상해? 왜 이상하지?
예전엔 학교에서 많이 생각이 났었나?”
“학교에서 매일 계속 생각났던 건 아닌데,
그래도 생각이 났었거든.
그런데 이제는 입양 생각이 학교에서는 안 나고,
그래서 친구들한테 입양 이야기를 안 해.
내가 최**한테 입양 이야기했다가 난리가 났었잖아.
그래서 얘기 안 했었는데,
이제는 생각이 안 나서 얘기를 안 해.
그리고 집에 오면 엄마가 있으니
생각이 나기도 했다가 안나기도 했다가 그래.
그런데 기분이 좀 이상해.”
“내 생각에 그건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엄마는 네가 입양을 그냥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좋은 생각도 드는데?
그리고 입양 생각이 들 수도 있고 안들 수도 있어.
둘 다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야.
입양생각이 나는 게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고,
입양 생각이 안나는 것도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라는 거지.
혹시 입양 생각이 안나는 게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입양 생각이 자주 났었는데,
어느 순간 학교에서 너무 생각이 안 나고 있어서
조금 이상했어.”
“그래. 정말 자연스러운 거야.
너는 입양으로 가족이 되었으니,
입양 생각이 날 때도 있고,
안 날 때도 있는 게 자연스러운 거지.
계속 나는 것도, 전혀 안나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야.
엄마는 네 얘기를 들으니, 그냥 괜히 기분이 좋네.”
“왜?”
“글쎄. 네가 입양에 대해서 조금 편안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가 봐.
혹시나 힘들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
이상하거나 힘들면,
엄마에게 이야기해도 좋아.”
봄이는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입양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생각이 났던 것일까?
언제부터, 얼마나, 어떻게 입양이라는 단어가
봄이의 생각 속에 있었을까?
모든 것을 알고 싶어지는 동시에
아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입양이라는 단어를 나만큼이나 편안하게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입양 사실을 공개했고,
봄이가 입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기 전부터
불안함을 시작으로 감정을 표현했었는데,
과연 지금은 그 입양이라는 단어가
봄이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불안과 상실, 애도, 분노,
수치심, 감사, 사랑, 따뜻함, 행복
봄이가 내게 표현한 입양에 대한 감정들은 이랬다.
입양에 대한 많은 감정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잘 녹여내어 수용하며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