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경험하지 않는 걸 경험하고 싶어요"
나는 대학의 붙고 나서 기대가 되면서도 떨리는 마음이 있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성인이기 때문이다. 성인부터는 실제적으로 자유가 주어지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20세 이상부터 할 수 있는 게 세상에는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오늘 내용은 오티 때 이야기다.
나는 어디서든 자신 있게 밝힌다.
"저는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술을 먹지 않습니다".
오티 때 술자리를 피하고 싶어서 300명 있는 카톡 공대 톡방에 술 안 먹는 사람들을 위한 조를 짜달라 말했다. 그러나 개개인의 선호를 반영할 수 없다는 얘기에 제안이 거절당했다. 나도 그게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에 넘어갔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OT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또 아빠가 나를 보시더니 그곳에서 예수님을 전할 수 있으면 전해라라고 알려주셨고, 솔직히 부모님은 내가 술자리에 가서 술을 안 먹을 거라는 걸 확신하신 것 같다. 물론 부모님이 막을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결국 술자리에 가게 되었다. 술집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데 얼마나 심장이 쿵쾅쿵쾅 하는지 이곳에서 "내 인생 여기서 ㅈ되는 거 아니겠지.... 와 제발 정신 차리자... 너 잘못하다 인생 한 번에 ㅈ된다.. (비속어 사용 죄송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했어요..)"를 엄청 반복했다. 왜냐하면 20년 인생 살면서 한순간에 인생 ㅈ되는 길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술을 먹지 않고, 안주를 너무 많이 먹어서, 내 앞에 있는 안주는 내가 거의 다 먹었다. 한 사람이 왜 우리는 부대찌개가 없지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나중에는 조금만 먹었다. ㅋㅋㅋㅋ. 그래도 술 게임도 하고 사람들이랑 자연스레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우리 조의 여자 조장님이 술자리를 바꾸면서 내가 앉아있는 책상에 왔다. 내게 와서 물었다.
"왜 술을 먹지 않나요?"
나는 대답했다.
"저는 크리스천이기에 술을 먹지 않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는 기독교 친구 많이 먹는데... 그리고 저도 예전에 교회 다녔어요..."
"어쨌든 그렇군요, 그런데 한 번은 먹어보고 싶다 생각하지 않나요?"
나는 바로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전혀 안 합니다".
그분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그분은 나를 특이하게 바라본듯하다.
"그러면 술은 별로 안 먹어보고 싶은 건 알겠는데, 어차피 술을 한번 먹는다고 중독되는 것도 아니고, 딱 한 번만 맛보면 괜찮잖아요?"
"그니까 경험 차원에서 한 모금 먹고, 그만두면 되잖아요?"
나는 분명하게 답했다.
"무언가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봅니다. 그런데 저는 경험하지 않는 걸 경험하고 싶습니다"
역설적이지만 무경험을 경험하고 싶다고 얘기한 것이었다.
그분은 약간은 이해가 안 되는 듯한 표정이었다가 이해하셨다. 그러고는 놀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어이없어하면서도 오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생각에 잠긴듯한 표정이었다.
그분은 갑자기 자기 얘기를 꺼냈다.
"저도 예전에 교회 다녔어요".
나는 물었다.
"왜 지금은 다니지 않나요?"
"중학교 때부터 힘들어서 교회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조장님의 오묘한 눈빛이 느껴졌다.
"돌이키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분이 술 취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묻지도 않은 자신의 얘기를 해나갔다. 나는 이때 깨달았다. 사람은 영적인 존재라는 것을. 그 이후 그분과의 대화는 계속 그쪽으로 흘러갔다. 그래서인지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남자였는데 나랑 그분이랑 이런 대화를 하니 정말 갑분싸가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진지한 대화를 좋아하고 조장님도 그런 것 같았다. 다른 남자들은 계속 술을 들이마셨다. ㅋㅋㅋ. 그래서 나중에는 결국 누군가 자리를 바꾸자고 해서 바꿨다.
이날 그리고 지금까지 술을 마시지 않은 것과 안 마실 수 있는 마음은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다. 왜냐하면 나는 한 번도 술을 절제 차원에서 먹지 말아야겠다 하면서 내 욕구를 누른 적이 없다.
나는 그냥 생각한다.
"절제하는 인생, 경험하지 않는 인생"을 경험하고 싶다. 경험은 절대 '유'에만 있지 않다. '무'도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무엇보다 값진 순간이 있다. 그리고 이 날 이후에 내가 한 말에 대해서 내가 감동을 받고 내 자신을 지켜주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말이 되었다. 내 인생의 명언이 되었다.
나는 확실하게 안다. 먹고 싶은데 먹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는 순간부터 유혹이 들이닥친다는 것을. 나는 참는 게 아니라 믿고 있다. "나는 술을 안 먹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이후에 인생의 어떤 유혹에 넘어갈지 모른다. 나도 매우 연약한 사람이기에 확신하지 못하지만 그래서 다만 하나님께 불쌍히 여겨달라 할 뿐이다. 인생 한 순간이다. 죄짓는 거 또는 인생 반 토막 나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게 삶의 큰 의미를 준다.
이때 내가 한 말을 생각하며 시를 적었다. 역시 나는 아빠를 닮아서 감성이 넘치는 것 같다. 가끔 정신을 못 차리는 내 모습을 보면 해주고 싶은 말이다.
오. 나의 인생이여
깨어있길 바란다
잘못하면
인생 한 순간에
ㅈ된다
<깨어있길 바란다>
(실제 오티 때 사진 찍은 내 앞 술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