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
노방전도를 생각할 때는 거절을 당하고 사람들한테 안 좋은 시선을 받는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로 전도를 해보니 캠퍼스보다는 거절을 많이 했지만 생각보다 많이 들어주었다. 내가 할 때 4명 중 1명은 들어주었다. 독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길에서 모르는 사람과 5분 대화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하나님 은혜다”라는 너무 당연하고 막연한 얘기는 하지는 않겠다. 현실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이야기하겠다.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인상“이다. 내가 해본 결과 처음에 전도 대상자가 멈추고 조금이라도 얘기를 듣는다면 끝까지 들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처음부터 거절하면 전도하기 어렵다. 즉 전도자의 첫인상이 안 좋으면 거절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말하는 “첫인상”이란 무엇인가? 옷차림, 외모, 연령대, 첫마디 등 처음 만난 사람의 이미지 모든 것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을 총합해서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받으면 거절하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으면 거절 확률은 떨어진다.
사람의 첫인상은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멘트다. 어떤 종교, 광고, 영업이라 하더라도 친구가 말하면 들어줄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신뢰할 수 있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은 신뢰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다가갈 때 최소한의 신뢰를 제공하기 위해 자기소개를 가장 먼저 한다.
“안녕하세요. 한성대 24학번 고훈입니다 “
“오늘 기독교 동아리 ccc라는 곳에서 나왔습니다 “
니 두 문장은 내가 누구이고, 몇 살이고, 어떤 목적이 있는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이 멘트를 했을 때 무시하면 끝이지만 잠깐 멈춰 서거나 호기심을 보이거나 대답을 한다면 일단 성공이다.
대부분 여기까지는 비슷하게 한다. 그러나 다음 문장에서 거절 확률을 대폭 높이는 실수를 한다.
“혹시 잠깐 시간 되시나요?”
애매한 질문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다. 상아 있는 한 시간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단지 선택하는 것이다.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우선순위가 바뀌면 미루게 되어있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 말하지 않고 시간을 묻는 것은 다른 모든 개인 일정보다 뭘 할지도 모르는 활동에 시간을 쓸 수 있냐고 묻는 것이다. 매우 부담되는 질문이다. 거의 높은 확률로 시간이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시간을 묻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슨 활동인지 얘기하는 것이다. 나는 더 포 게임으로 전도를 하니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성경으로 만든 더 포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아주 간단한 게임이고 맞추면 작은 상품도 드립니다. 3~5분 안에 끝납니다. 해보실래요?”
여기서 거절하면 시간이 없는 것이 되고 수락하면 시간이 되게 만드는 것이다. 시간 내는 것은 활동에 따라서 달라진다. 무슨 활동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간을 내는 것은 아는 사이에서도 어려운 일이다.
일시: 08/16
장소: 덕성여대 근처
동역자: 6명
접촉: 68명
영접기도: 7명
어느 날 간사님이 덕성여대 앞에서 해도 되냐고 물었다.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나는 바로 하자고 했다. 마침 덕성여대는 서울 북중앙에 소속되어 있기에 덕성여대 사람들과 같이 하기로 했다. 덕성여대는 여대라 들어가지 못하고 덕성여대 근처 공원에서 했다.
[나눔]
시원 순장님
처음에 나갈 때 오랜만이라 떨렸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자 담대해졌습니다. 마지막에 “교회가 타락했다”라고 얘기하신 분을 만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교회를 다녔지만 지금은 다니지 않는 분을 만나 복음을 전했는데, 흔쾌히 들어주시기도 했습니다. 마음밭이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친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 친구에게 전할 때 유치원 교사 바이브(?)가 나왔습니다.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처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더 포를 지나가다 어떤 분이 툭 치면서 “뭐 이런 걸 해”라고 하셨습니다.
또 교회 다닌다고 하며 거절하시는 분을 만났을 때, “대신 전해주십시오”라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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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인 순원
노방전도 자체에 대해 처음에는 좋은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오늘 직접 하면서 마음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지나가시는 분들에게 응원의 말도 들었습니다.
모태신앙이지만 지금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저도 교회를 안 다니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라고 했더니, 그분이 “그 느낌 뭔지 알 것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왜 전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상처를 받은 분을 만나고, 믿음을 다시 세우고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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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순장님
복음을 전하러 갔지만, 오히려 위로를 해드리기보다 제가 더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효인 순원이랑 함께 다니면서 거절을 많이 당했습니다.
어떤 분은 논리적인 이유로 예의를 갖추어 거절하셨지만, 언젠가는 다시 하나님을 만날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이천에서 발을 담그고 전도를 하는데, 어떤 분이 조력자처럼 도와주셨습니다. 그분은 교회를 뜨문뜨문 다니신다고 했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용기를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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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 예비순
항상 동료를 생각하지만, ‘하나님이 어떻게 하실까’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원 순장님과 처음에 전도할 때, 밝고 전할 때 낙담하지 않는 성격이신 것 같아 좋았습니다.
처음 전도할 때 거절을 많이 안 당했는데, 아버지께서 “하나님이 처음엔 좋은 사람들을 주셔서 담대함을 주신다”라고 하셨던 이야기가 떠올랐고, 실제로 잘 되었던 게 좋았습니다.
시원 순장님과 함께 있으면서 아브라함 옆에 롯이 있었을 때 복을 받았던 것처럼 저도 좋다고 했는데, 시원 순장님의 이름 뜻이 아브라함이라는 걸 듣고 놀랐습니다.
두 번째로는 예영 순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청년을 만나고 싶다고 하셨는데, 공원에 청년이 많지 않았습니다. 딱 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은 영접 기도문까지 읽으셨습니다! 말만 해도 들으시는구나 싶었습니다.
마지막 분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쳐다보는 사람은 복음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바로 말을 걸었는데, 정자에 앉아서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다 믿는다고 하셨는데, 잘못 믿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돈에 사로잡힌 것 같았고, 여행사 하시다 망하셨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자신이 다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배를 까셔서ㅋㅋ 위암 수술 자국을 보여주셨는데 당황했지만 적절히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전도 순서를 다 맞히신 분도 계셨고, 나중에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을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도 들었습니다. 간식을 준비해 주신 것도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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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범 간사님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덕성여대에 오게 된 것에도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다른 간사님이 사정이 있어 강아지를 맡기셔서 집 근처 덕성여대에서 전도하게 되었고, 그렇게 덕성여대 지체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파트너가 전도하면 잘 되었지만, 제가 할 때는 잘 안 되었습니다. 우이천에서 주의 사자 같은 분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분께 하나님이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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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영 순장님
이번 전도에 나오게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번에 한성대에서 전도할 때, 하나님이 전도하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때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간사님이 연락을 주셔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시원 순장님의 권유와 제 동의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거절하실 줄 알았던 분이 계셨는데, 오히려 다 들어주셨습니다. 그분은 크게 다치셔서 3개월 동안 의식이 없었다고 하셨고, 무의식 중에 불바다를 걷는 경험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 하나님을 믿게 되셨고, 영접 기도도 해주셨습니다.
간사님이 기도를 해보라고 하셔서 제가 기도를 했습니다. 훈이 순원이 저에게 “돌진형이냐 신중형이냐”라고 물어보셨는데, 훈이를 보며 도전도 많이 되었습니다.
한성대에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영혼에게 다가가는 용기가 없었는데, 훈이가 “이제 말을 걸어보라”라고 해서 청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 청년은 많은 사연이 있는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시: 08/21
장소: 한성대
동역자: 4명
방학이지만 계절 학기를 듣는 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서 전도했다.
일시: 08/27
장소: 한성대 입구역
동역자: 4명
접촉: 32명
계속 은서순장님, 간사님은 고정 멤버로 되고 동아리 공지방에 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줬다. 이 날은 민규순장님이 참여했다.
[나눔]
은서 순장님
오늘 청년들을 많이 전도했습니다. 초등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를 전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잘 들어주시고, 젊은 청년들은 잘 안 들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그걸 통해 깨달은 것은 겉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어떤 반응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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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순장님
오늘은 충격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신천지를 처음 만났기 때문입니다. 간사님이 함께 들어주실 때, 솔직히 그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에 만난 분은 교회를 다녔던 분 같았습니다. 이전에 서울역, 경복궁에서도 전도를 했었는데, 땡볕에서 복음을 들어주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더운데도 들어주시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신천지를 왜 하나님이 만나게 하셨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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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범 간사님
훈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훈이를 보내주셔서 전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전도를 통해 저에게 **야성(野性)**을 길러주시는 것 같습니다. 최근 큐티에서 바울이 아그립바 왕 앞에서 야성 있게 복음을 전했던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거절을 많이 당했지만, 마지막에 만난 분이 끝까지 들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캠퍼스에 가서 전도하면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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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
전도를 하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삶에 치여 무거워졌던 마음이, 전도하면서 다시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좋았던 것은,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안 좋았던 점은 기대감과 기도의 마음 없이 전도에 임했던 것이었습니다. 전도하기 전에는 항상 마음을 준비했었는데, 오늘은 그 부분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 정류장이 좋은 장소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릴 때 여유가 있고, 잘 들어주셨습니다.
마지막에 전도한 친구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은 겉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무서워 보였지만, 가장 잘 들어준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전도할 때는 진심과 사랑하는 마음이 다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아가자고 다짐했습니다.
더 포에서는 말만 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노방전도 하기 어렵다. 하고 싶은 마음먹는 것조차 어렵고 혼자 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렇기에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같이 할 사람을 찾아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도전해 볼 만하다.
거절당한다고 피해 보는 일은 하나도 없다.
미루지 말자.
언제까지 고민만 하고 생각만 하며 지낼 것인가
뛰는 가슴을 행동으로 옮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