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방 전도의 좋은 이미지가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
"반드시 일주일에 한 번 복음을 전하리라"
나의 결심은 1학기 캠퍼스 전도로 이어졌다. 하지만 방학을 맞이하자 캠퍼스는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학생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나의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몸은 긴장하며 심장은 뛰었다. 두려웠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 느껴졌다.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나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다. 바로 '노방 전도'를 하는 나의 모습이었다. 노방 전도의 좋은 이미지가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르신 분들이 예수천당불신지옥을 외치며 사람들의 안 좋은 시선을 받는 모습, 교회 이름이 적힌 물티슈를 나눠주지만 무시받는 사람들 나도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막막했다. 혼자서는 어려웠다. 동역자가 필요했다.
한편 2개월간 캠퍼스에서 전도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었다. 다들 전도를 하기 힘들어한다는 것이었다.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순장님, 고학번 순장님,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 순장님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참여를 하지 않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로 동역자를 삼고 싶지는 않았다.
겉으로 멋지고 훌륭해 보이는 많은 수의 동역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책임지고 같이 할 단 한 사람"이 필요했다. 그 사람을 달라고 기도하자 하나님은 서은순장님이 동역자가 될 것이라는 마음을 주셨다. 하지만 서은순장님께 그저 회유하고 싶지 않았다. 전도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기에 그것을 반드시 알려야 했다. 나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솔직하게 말했다.
"기도할 때 순장님이랑 전도를 하라는 마음을 주시지만 제 생각일 수 있어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있습니다. 한번 기도해 보시고 생각해 보시고 알려주세요. 전도 기간은 이번 방학부터 2학기 종강할 때까지입니다.
- 어느 정도의 댓가지불은 필요합니다.(돈, 시간)
- 단 한주도 빠지지 않고 할 것입니다.(시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순장님과 제가 가능한 시간을 조율해서 할 것입니다.)
- 저를 따라서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전도입니다.
- 하고 싶을 때 하고, 안 하고 싶을 때는 안 하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
(위에 조건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예수님의 제자도 원리에 입각한 조건이다. 이 얘기에 대해서는 "동심원 원리"라는 글에서 나중에 다루겠다)
서은순장님에게 매우 부담이 되는 일이 될 것이라 직감했다. 그렇지만 서은순장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하나님은 은혜를 주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바로 문제가 생겼다. 문제는 바로 간사님의 허락이었다.
전화를 걸어 허락 여부를 묻자 당연히 간사님이 허락해 주실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간사님은 나와 서은순장님이 전도했을 때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얘기했다. 전도를 막는다는 것 자체에 말이 안 된다고 해 간사님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순간부터 속이 타들어가고 있었다. 같이 할 수 있어서 기뻤는데 못한다고 하니 낙심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전도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기에 혼자 하는 전도를 상상했지만 막막함 그 자체였다. 너무 마음이 힘들어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혼자 하기는 싫어요. 정말 힘들 텐데 제발 서은순장님과 하게 해 주세요"
이때 정말 서러웠다. 전도를 하는 것이 나를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함이었기 때문인데 일이 안 풀려서 그랬다.
"걱정하지 말라, 서은순장님과 전도할뿐더러 다른 사람도 네게 동역자로 주겠다"
혼자 전도할판에 누구를 또 주신다는 것은 무슨 말이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믿음이 부족했던 나는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불편한 마음으로 교회에서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간사님께 전화가 왔다. 간사님은 다음과 같은 발생 가능한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주셨다.
1. 여자, 남자 단 둘이 무언가를 한느 것은 공동체 내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 내가 전도하고자 하는 동기가 다른 사람한테 멋지게 보이려는 게 조금 있는 것 같다.
3. 리더 성향이 강한 내가 리더가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4. 하나님의 음성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거부하기가 힘들다.
나는 전반적으로 간사님 의견을 동의했고 나 자신을 돌아봤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마음의 중심은 하나님께 있다고 생각했기에 1,2,3 문제는 생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4번은 고치기로 했다.
그러고는 간사님이 얘기해 주셨다.
"나도 훈이와 서은이가 함께 전도를 하는 것을 막고 싶지는 않아. 그리고 훈이를 통해 하나님이 나를 push 하시는 것 같아. 나도 같이 전도하자!"
결국 하나님이 주신 마음대로 간사님이 동역자가 되었다.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방학 전도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일시: 7/6
장소: 서울역
동역자: 5명
<나눔>
- 박서은
오늘은 젊은 사람들에게 전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준비해간 더포는 다 읽어주진 못했지만, 2명에게 더포를 전했고, 2명에게는 간식을 나눴습니다. 처음엔 더포를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막상 전하려 하니 막막하고 어려운 마음이 들어 위축됐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계속 기도하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일하시는 통로로 사용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이 지나며 긴장이 풀리고 점점 더 힘이 났습니다.
전도 중엔 간식조차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경계하는 마음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또, 신천지 사람들이 단체로 많이 나온 모습(약 20~30명)을 보면서 우리도 저들처럼 열심히 해야겠다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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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혜지
캠퍼스 전도와는 달리 노방 전도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캠퍼스에서는 전도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지 않지만, 이곳은 포교활동이 많다 보니 쉽게 경계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노방전도를 자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 전도 중에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계하는 눈빛이 인상 깊었습니다. 종교 얘기를 하는 게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얘기를 잘 들어준 한 여성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 말했지만 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KTX 좌석 확인 때문에 내가 급하게 말해서 대화를 깊이 나누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바쁠수록 천천히, 여유 있게 전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또 처음엔 돈을 요구하는 할머니를 만나 당황했지만, 그분도 복음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들어 결국 전도하게 되었습니다. 간식을 들고 다니니 아이들에게 접근할 때 유용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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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수
지금까지 전도를 두 번 해봤는데, 여전히 소극적인 성격이 어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누구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지혜와 훈이가 적극적으로 전도하는 모습을 보며 큰 자극을 받았고, 용기를 내어 함께 했습니다.
KTX에 계신 분들이 복음을 잘 들어주셔서 그 순간부터 긴장이 풀렸습니다. 노숙자분들에게도 복음을 전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기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 분은 눈이 잘 안 보이셨기에 복음을 오직 음성으로 전하게 되었는데, 끝까지 잘 들어주시고 함께 기도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전도는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더 자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화적인 방식의 전도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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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강욱
이번 순례전도는 지난번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만난 할머니께서는 먹을 것을 달라고 하셨고, 노인분들과의 대화에서는 더 큰 공감과 연민을 느꼈습니다. 비록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없어도, 내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다짐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르신들이 전도를 더 잘 받아주셨습니다. 학생들이 전도하는 모습을 보며 일부러 귀 기울여 주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통해 따뜻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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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훈
오늘은 일찍 와서 밖에서 기다리며 기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참 감사했습니다. 전도 초반에 지혜, 희수형과 함께 만난 할머니는 돈을 필요로 하신다 하여 마음이 짠했습니다. 복음보다 생계가 더 절박한 분을 보며 안타까웠습니다.
KTX 대기 공간에서 앉아계신 분들에게 전도했는데, 앉아있는 분들이 서 있는 분들보다 훨씬 잘 들어주시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지혜가 혼자 가서 오래 대화한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각자 흩어져 전도했을 때 더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외국인에게 영어로 복음을 전했던 경험이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엔 영어로 접근했는데 너무 잘 들어주셨고, 복음을 네 가지 핵심으로 설명하니 마지막엔 영어 더포까지 요청하셔서 전해드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하나님께 쓰임받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희수, 강욱이랑 함께 노약자분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때는 영접기도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한 50대 남성분께서는 복음을 끝까지 들으시고 “예수님 믿는다”고 고백하시며,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전해보겠다고 약속하셔서 인상 깊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전도였고, 복음이 이어지기를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일시: 24/07/31
장소: 한성대입구역
동역자: 4명
접촉: 42
더포: 3
<나눔>
- 이다빈
단기선교 이후 오랜만에 전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노방전도는 처음이라 처음에는 떨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담대해졌습니다. 전도를 하며 마음속에 오랜만에 다시 전도에 대한 열정이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고, 이 시간이 참 감사하고 의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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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은
오늘 복음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분들은 “나는 들을 필요 없다”고 단호히 말하신 분들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나치게 하지 말라”는 등의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예수님의 이야기를 단 한 번이라도 듣는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절당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알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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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사님
오늘 전도를 하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전도를 주기적으로 해야겠다는 필요성이었습니다. 여러 사역지를 옮기며 사역해왔지만, 이렇게 노방전도를 활발하게 한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고, 그래서 더욱 감사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람은 길가에 서 있던 아저씨였습니다. 복음을 전하자 직접 더포 책자를 달라고 요청하셨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폐지를 줍고 계신 할머니를 만났는데, 관상을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시고, 마지막엔 함께 기도도 할 수 있어서 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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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훈
전도하면서 마음속에 점점 담대함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고, 끝나고 나니 참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람은 교회를 다닌다며 “좋은 일 하신다”, “아름답다”고 말해주신 분이었습니다. 그런 말을 듣고 격려받는 느낌이 들어 힘이 났습니다.
또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여성분은 거절하지 않고 더포 게임에도 응해주셨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전도해 본 것이 처음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지하철에서는 준비된 청년(국민대 학생)을 만났고, 복음을 읽어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일시: 24/08/05
장소: 한성대 입구역
동역자: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