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부터 생활관에서 스쿼트를 시작하다
군대, 대한민국 남자 인생의 ‘걸림돌’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화로부터 잠시 단절되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뭘 할지 모르겠어서 군대 가는 친구들이 종종 보인다. 나에게는 군대란 ’ 걸림돌‘은 조금도 아니다. 오히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인 동시에 ’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군대 이후 복학하고 곧 취업을 준비해야 하고 취업하면 결혼을 생각해야 한다. 한마디로 군대 이후 책임저야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언제 마음 편하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할 수 있을까? 반 강제이지만은 군대는 그럴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군대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성경을 읽다 재물에 관한 말씀을 읽었다.
21. 네 보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
(마태복음 6장 / 개역개정)
이전에는 재물에 안 매인다 생각했던 나지만, 방에 불필요하지만 남한테 주기 힘든 재물들이 생각났다. 어릴 적부터 애지 중지해온 외국 돈, 레고, 기념품과 같은 것들이다.
군대 가기 전 나누어 주지 않으면 평생 못 버릴 것 같았다. 군대를 인생의 전환점이라 여겨 불필요한 것은 다 버리거나 나눠주기로 결심했다. 군대 가기 이틀 전 교회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한 내가 간 사이 내 방을 누군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했다. 다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시작했던 인스타 나를 뽐내며 자랑하는 수단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스토리를 보는 재미는 솔솔 했다. 어느 순간 없으면 외로움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존재가 되었다.
인생의 몇 없는 기회인 군대에서 인스타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해 보니 시간 낭비가 많을 것 같았다. 또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관계의 사람들의 스토리를 보며 그저 부러워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아이디를 비활성화시켰다. 하고 나니 외로움이 다가왔지만 후회는 하지 않았다.
군대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아 나는 이전 삶에서 얻은 좋은 습관들을 유지하거나 발전시키기로 결심했다. 군대에서의 시간을 함부로 여긴다면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기 어려울 것이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할 일들을 해야 한다.
첫째로 기본 중의 기본, 반드시 매일 해야 하는 것들을 정해두었다. 이곳들을 나는 ‘베이직’이라 부르겠다.
베이직
- 말씀: 매일 큐티, 일주일 암송 한 구절과 복습, 성경 3장
- 기도: 아침 30분 기도, 저녁 30분 기도
- 운동: 스쿼트 40x4세트, 팔굽혀펴기 40x4세트
내가 ‘이것’을 하면 삶에 균형이 망가지는 것을 제한하는 것을 ’규칙‘으로 세웠다.
규칙
- 미디어: TV, 영화 금지
- 비속어: 비속어 아예 하지 않기
- 재정관리: PX에서 불필요한 간식 안 사기
군대에서는 TV를 계속 본다. 내가 들어간 신병교육대대는 매일 TV룰 최고 두 시간을 볼 수 있다. 또한 남자들끼리 모이면 사회에서는 부끄러운 그런 얘기들을 하고 불평불만이 입에 붙어 있다. 입과 귀를 지키려면 반드시 결심하고 가야 한다.
성실하게 할 일들이 있다. 내가 이전 삶에서 꾸준히 해왔고 군대에서 어떻게든 할 일들이다.
성실
- 일주일 한번 전도
- 매주 최소 하나의 글 완성하기(브런치 스토리)
- 독서 매일 평균 한 시간 하기
현재 글을 쓰는 시점은 이미 군대에서 3주를 넘긴 시점이다. 위와 같은 항목들을 안 세우고 입대를 했다면 군대 생활을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할 것임을 확신한다.
나는 매일 밤마다 교회에 기도하러 간다. 입대 전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무릎 꿇고 기도를 하니 이전에 느껴지지 않았던 착잡한 마음이 다가오는 한편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전의 삶을 하나님 앞에서 돌아봤다. 너무나도 죄인의 삶 연약한 순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눈에서 흘러내렸다. 동시에 부족하지만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을 위해 살았던 순간들이 생각나 복받쳐 울었다.
하나님께 불쌍히 여겨달라고, 복음을 그곳에서도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구했다. 하나님은 내게 제일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시며 군대에서도 어딜 가도 복음을 내 입술을 통해 주실 것이라는 마음을 강하게 주셨다.
기도하던 중 아빠가 왔다. 둘이서 기도하다가 아빠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 있다”
”네 어떤 건가요? “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네 자신을 정결한 그릇으로 지키는 것이다”
머리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나는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의 일을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 보다도 가장 기본적인 나 자신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는 약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빠의 마지막 당부이자 하나님의 마음인 것만큼 확실하게 마음에 새기기로 했다.
군대는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아니 노력해서 결심해서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전과의 삶을 정리했으며, 이전에서 있던 좋은 습관들을 더욱 굳게 세우고,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더욱 품기로 결심했다.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무장한 상태에서 군대에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