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하나님은 한 사람을 준비하고 계셨다"
야간 영상 근무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이어진다.
영상을 보는 동안에는
사실 크게 할 일이 없다.
옆에 있는 사람과
CCTV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다.
나는 맞선임인
이대윤 선임과 함께 근무에 들어갔다.
많이 혼내기도 했고,
많이 신경 써주던 선임이었다.
처음 근무표에서
이대윤 선임과 같이 들어가는 걸 봤을 때는
솔직히 큰일 났다 싶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늘 그렇듯
다른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일주일 내내,
하루 8시간씩 붙어 있으니
할 얘기 못 할 얘기
모두 하게 됐다.
계속 대화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속 이야기가 나왔고,
나는 복음을 전했다.
근무에 들어간 지
4일쯤 되었을 때,
예수님 이야기를 꺼냈다.
알고 보니
이대윤 선임은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었다.
5살 무렵,
부모님의 권유도 없이
우연히 혼자
한 개척교회를 찾아갔다고 했다.
그곳에서
목사님과 사모님은
이대윤 선임을 섬기고,
키워주었다고 했다.
이대윤 선임은 어릴 적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있었고,
일찍부터 일을 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방황도 있었다.
주일에 일을 해야 해서
교회를 빠질 때도 있었지만,
완전히 떠난 적은 없었다.
어릴 적부터 키워준
목사님과 사모님에 대한
정과 사랑,
그 은혜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그의 안에 깊이 남아 있었다.
그렇게 군대에 왔고,
온갖 부조리가 횡행하던 이곳에서
이대윤 선임은
결국 교회를 가지 않게 되었다.
눈치가 보였고,
힘든 근무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대윤 선임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들어왔을 때는
교회 간다는 말 자체가
너무 눈치 보였어.
그런데 갑자기 신병이 하나 들어왔는데,
그 신병이 참 특이하더라.
전입 첫날부터
‘저는 반드시 교회를 가야 합니다’라고
선임들한테 말하더라.”
그 신병이 바로 나였다.
“네가 교회를 간다는 소문을 듣고
갑자기 이상하게 나도
교회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그날,
어릴 때부터 나를 돌봐주셨던
사모님에게 연락이 왔어.
그때 정말 신기하다고 느꼈어.
그때부터 갑자기 교회를 엄청 가고 싶더라고”
당연 하나님의 일하심이었으리라.
여러 대화가 오간 후,
이대윤 선임은 얘기를 했다.
“그래.
오늘부터 매주 교회 간다.”
그 말은 6개월이 지나
글을 쓰는 시점인 지금까지
예외 없이 지켜지고 있다.
나는
아무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에게
첫 번째 동역자를
붙여주셨다.
“교회에 한 명이라도
같이 나오게 해 주세요.”
그 기도는
한 달 뒤,
빠지지 않고
매주 교회에 나오는
이대윤 선임의 모습으로
응답되었다.
이대윤 선임은
기분이나 컨디션 때문에,
혹은 휴가를 위해
교회를 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직 하나님을 만났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하나님은 그를
나의 동역자로 붙여주셨다.
전입 초반의 나는,
전도는커녕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두려웠다.
매일 혼나기만 했고,
예수님의 ‘예’ 자도
꺼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간식을 건네며
그 안에
조용히 전도지를 넣는 일뿐이었다.
많은 날,
나는 혼자 교회를 갔고,
예배 시간 내내
울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는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다.
교회를 가겠다고
난리를 친 일은
나에게는
혼나기만 하고
안 좋은 이미지를 남긴 일이었지만,
하나님은
그 일을 통해
이대윤 선임의 마음에
하나님의 사랑을,
어릴 적
목사님과 사모님에게서 받았던
그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하셨다.
그렇게
교회를 가는 사람은
나와
이대윤 선임,
둘이 되었다.
전입 초반,
주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던 나는
보직이 아닌
섬김의 자리인
중대 군종병이 되었다.
그리고
한 달 뒤,
이대윤 선임 역시
중대 군종병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