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시간도

작게 조금씩 다가가자

by Joel 훈

- 9월 3주 차

경계병은 검문소에 들어가

두 시간 동안 총을 들고

경계하는 근무를 선다.


근무 시간은 두 시간,

둘씩 짝을 지어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한 번은 병장 선임과 함께 근무를 섰다.

그 선임은 예전에는 교회를 다녔지만

현재는 다니지 않는 상태였다.


이야깃거리가 떨어졌을 즈음,

나는 복음 이야기를 꺼내려했다.

더포 책자에 대해 설명하려 했지만

정중히 거절을 받았다.


- 9월 4주 차

어느 날은 나보다 한 달 늦게 들어온

동기 박성민과 함께 근무를 섰다.


이 근무 역시

두 명이서 3~4km에 이르는

순찰길을 걸어야 했기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된다.


성민이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아도

질문을 던지는 편이었다.


나는 그런 성민이에게

복음에 대해,

4영리를 설명해 주었다.


그 이후 성민이는

교회를 여러 번 나갔다.

물론, 믿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10월 1주차

마땅히 복음을 전하기 어려웠고,

용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할 수 없이 교회에 가서

처음 교회에 온 사람에게

간식과 더포 책자를 선물로 주었다.


4영리를 설명하는 것과

책자를 나눠주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복음을

꾸준히, 끊기지 않고 전하는 것은 중요하다.


믿지 않더라도

믿음을 선포하는 입술은 아름답고,

복음을 듣지 않더라도

복음을 전하는 행위는

영적 전쟁에서의 승리다.


나는 군대에서

혹시라도 안 좋은 소문이 돌까,

기독교를 강요한다는 이야기가 나올까 봐

항상 조심하고, 경계한다.


군대에서는

장기전으로 가야 한다.


단순히 4영리를 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섬기고, 사랑하고,

관계를 쌓아가며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때의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고,

두려웠으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었다.


복음을 전하지 못하는 날에도

선물과 더포 책자를 나누며

아주 작게나마

복음을 선포하고 있었다.


나의 소리는 미약했지만,

계속해서 울리는 은은한 종처럼

한 주 한 주 꾸준히

중대에 보이지 않게

복음을 울리는 종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