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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은 ‘꿈’을 묻고, 한국은 ‘스펙’을 보는가?

표면적 능력보다 중요한 가치관과 기업 이념의 연결 고리

by 손지훈

요즘 대기업들 사이에서 신입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는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사업 여건과 인재 부족 때문이라지만, 저는 이 흐름이 기업의 미래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일까요?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1/3을 노동에 씁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그 시간만큼은 보람 있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하겠지요. 단순한 금전적 보상만으로는 이제 사람들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감정적 보상’을 통해 자기 일을 가치 있게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인구 감소와 저출산 문제를 먼저 겪은 나라입니다. 그들의 해법은 ‘어트랙션(Attraction)’, 즉 ‘끌어당기는 채용’이었습니다. 면접은 평가가 아닌 교감의 자리이고, 기업은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꿈과 가치관을 존중하며, 그가 우리 회사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를 함께 상상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단순한 형식이 아닙니다.
직업이 아닌 ‘삶의 방향성’을 듣고, 기업의 이념과 맞닿는 지점을 찾기 위함입니다. 일본에서는 이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반면, 한국의 많은 기업은 아직도 신입을 ‘투자 비용’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기 실적과 KPI에 집중하다 보니 신입을 뽑는 것보다 경력직을 선호하고, 그렇게 기업은 ‘색’을 잃기 시작합니다.


조직에 색깔이 사라지면, 유대감도 사라지고 방향성도 흔들립니다.
이념을 공유하고 처음부터 함께 성장해온 인재가 없으면, 회사를 움직이는 ‘심장’이 멈추게 됩니다.


신입 채용은 단지 인력 충원이 아닙니다. 미래를 키우는 일입니다.
경력직은 즉시 전력일 수는 있지만, 그 조직의 철학과 문화는 신입을 통해 계승됩니다. 새로운 피가 들어오지 않으면, 조직은 썩기 마련입니다.


더불어, 해외 채용을 대안으로 삼는 기업들도 있는데, 사실 한국 기업은 아직 글로벌 인재를 수용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채용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문화적 기반조직의 수용력이 함께 준비되어야 합니다. 일본의 라쿠텐은 10년 넘는 시간 동안 공용어 도입, 문화 존중 시스템, 다양성 수용 등 수많은 노력을 통해 성공적인 글로벌 조직 문화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런 사례를 참고해 보면, 한국의 기업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급한 채용’이 아니라 ‘채용 철학’을 정비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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