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한 마음

by simple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이주 전쯤, 개인적인 일로 깊이 고민하며 일상의 모든 집중이 그 일에 쏠려 있었다.


“이번 일이 잘 안 풀리면 퇴사해야 할지도 몰라.”

“급작스럽게 나가게 되면 어떡하지.”

“퇴사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뾰족한 답은 없었고, 답답함은 커져만 갔다.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AI에게까지 의논하면서 온 신경이 오로지 내 안위에 매달려 있었다.


평소 담담하고 냉정하다고 믿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불안에 우왕좌왕하는 내가 낯설게 느껴졌다.


회사에서는 애써 평소처럼 행동했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나는 늘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갑작스러운 퇴사도 감당할 수 있고,

업계에서 나름 경쟁력도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자

나는 맨얼굴로 서 있었다. 가릴 것 없이 이직 자리를 알아보며

내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했다.


“나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나.”

“이럴 줄 몰랐나.”


자만과 교만이라기보다,

현실을 과신했던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그러던 중,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이었다.

그때는 그 제안이 구명줄처럼 느껴졌다.

다소 성급하게 조건을 이야기하고,

내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의를 서두르려 했다.


그런데 회사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낙하산 인사가 중단되었는지, 연기된 것인지, 취소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당장의 위기는 멀어졌다.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그 여유는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반갑던 제안은

이제 비교와 분석의 대상이 되었다.


두 회사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나에게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불과 일주일 전,

다급했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위기 속에서는 감사했고,

안정이 찾아오자 계산하게 된다.


정말 사람 마음은 간사한 걸까.

어쩌면 간사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었을지도 모른다.


위기에는 매달리고,

여유에는 판단한다.

스트레스를 받던 일도

대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상하리만큼 평온해진다.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아직은 모르겠다.

다만, 이번 밤은

불안의 밤이 아니라

조금 더 신중해진 밤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이 깊어지는 만큼

선택도 조금은 단단해지길 바라며

오늘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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