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이랑 Jan 25. 2022

집사 일지 (31)

탈모?! 털갈이의 시기

 꼬맹이였던 시엘이도 어느덧 7개월 차가 되었습니다. 몸무게도 3kg이 되었고 아빠밖에 모르던 고양이가 혼자 있기를 즐겨합니다. 물론 새벽이 되면 여전히 가슴에 올라타서 뽀뽀 세례를 하는 건 여전합니다.


 며칠 전, 입술을 손이 덮는 느낌이 들어 화들짝 깼습니다.

 “자기야, 뭐해?”

 “아니, 시엘이가 자기 입술 주변을 핥으려고 해서 막아주려고 했지. 그런데 시엘이가 얼굴을 들이밀어서 손이 밀려버렸네.”


 시엘이는 자라면서 스킨십만 늘어난 것이 아닙니다. 저희 옷에 사방팔방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검은 옷이라도 입으면 온통 시엘이 털입니다. 겨울이 다가와도 털이 안 묻길래 단모종이라 괜찮은 줄 알았는데 시엘이도 고양이였습니다. 환절기를 맞아 털갈이를 거하게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준비해둔 털 빗으로 시엘이를 빗겨주었습니다. 광고에서 보면 고양이들이 빗겨주면 좋아하는데 역시 광고였을 뿐입니다. 다른 고양이들은 빗겨 주면 좋아하는 건지 모르지만 시엘이는 빗겨주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놓아달라고 앵앵 울어댔니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시엘아 탈모니? 털이 엄청 나오는데.”

 “아이고, 애기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7개월이면 다 컸지. 1년이면 성묘인데.”

 “돌도  지났잖아. 애기야 애기.”


시엘이의 기호와 관계없이 죽은 털을 빗겨줘야 그루밍할 때 먹게 되는 털의 양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고양이 체내의 헤어볼을(그루밍  중 섭취한 털이 동그랗게 뭉치는 것)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덜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헤어볼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준비해주거나 기능성 식품을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동물농장 같은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호랑이 같은 육식 동물이 풀을 뜯어먹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잡아먹은 동물의 털이나 그루밍을 하다 먹게 된 자신의 털을 체외로 배출하고 음식물의 소화를 돕기 위해 먹습니다. 동물들도 본능적으로 육식임에도 불구하고 풀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시엘이의 헤어볼을 줄이기 위해 양질의 풀을 제공하도록 또 귀리를 심을 예정입니다. 물론 빗질을 싫어해도 주기적으로 빗질은 해주어야 합니다. 시엘이는 두 집사가 또 자신을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집사는 시엘이가 건강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북리뷰]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