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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Jan 28. 2022

아내에게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주식, 그 매력적이고도 위험한..

 신혼 초에는 아내에게 한 달에 30만 원씩 용돈을 받았습니다. 걸어서 출퇴근을 했었고 담배를 피우지도 않고 식당에서 일하니 점심 식사비도 들지 않았습니다. 용돈이 굳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모아서 아내에게 선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삶의 풍파를 보내며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고 용돈도 사라졌습니다. 아내는 내심 그것이 신경 쓰였는지 한 달에 5만 원씩 제 용돈을 줄 몫을 빼놓았다고 했습니다. 100만 원을 모아서 주식 투자를 해보라고 건넸습니다.


 사실 주식투자를 해 본 적은 없습니다. 겁이 많은 성격이라 투자를 하면 잃을까 봐 계속 신경 쓰는 게 싫어서 주식 계좌를 몇 번이나 만들었지만 행동으로 옮기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습니다.


 대학 2학년 때, 대신증권에서 대학 대항 모의 투자 대회가 있었습니다. 공고를 보자마자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만으로는 인원을 채울 수 없어서 대학 게시판에 공고도 올리고 투자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대학별 팀전이 메인이었기 때문에 팀별 전략을 세워서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형식적인 지도교수님과 흥미만으로 참여를 한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각자도생이 되었습니다.

결국 대학별 순위에는 들지 못했습니다.


 모의투자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공격적으로 오를 것 같은 주식을 매수하고 후반에는 안정적으로 가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반도체 주와 해운 주를 눈여겨보고 진행했습니다. “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이 아니다.” 투자 관련 책들을 보면 눈에 들어는 여러 글귀가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좋아했던 말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습니다.


 위험성 때문에 손실을 두려워하는 성격에 매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때마다 되뇌었던 말입니다. 모의투자라 게임처럼 했습니다. 특히 당시 하이닉스 종목으로 18,000원이 되면 전량 매수하고 23,000원이 되면 전량 매도하는 등 시세차익을 노리기도 했었습니다.


 50위 안에는 계속 들었는데 마지막 주에 20위 권에 들며 끝나는 줄 알았는데 급 하락장이 펼쳐지면서 다들 손실을 볼 때 수익을 유지 하서 순위가 올랐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하게 초심자의 행운이 따라서 개인별 성적 3등을 했습니다. 3위까지 입상이었는데 1위 300만 원, 2위 200만 원, 3위 100만 원이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대신 투자증권 본사에서 시상식을 했습니다. 3위까지 서류 전형 통과 혜택이 있어 졸업 후 면접을 잘 보면 대신 증권으로 취업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모의투자 이후 주식에 대한 자신감은 생겼는데 삶은 팍팍했습니다. 상금이었던 100만 원은 생활비로 충당했습니다. 주식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했었는데 그 걸 기억했나 봅니다.


 TV에서 어떤 연반인은 처음 주식을 하는데 미국 주식을 들어본 이름으로 구매를 해서 이익을 보는 모습이 나왔었습니다. 저는 손실을 보는 것이 무섭고 투자에 대한 준비도 없이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직장인이라 주식 장을 지켜볼 수도 없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종목을 선택해야겠다는 결심했습니다.


 슈퍼 개미 김정환 님의 유튜브도 보고 집필한 책도 읽었습니다. 종목도 아직 잘 몰라서 저평가되었다고 언급한 종목을 관심 종목으로 담아두었습니다. 차트도 보고 재무정보도 보지만 아직은 분석할 능력이 없습니다. 주린이도 아니고 걸음마조차 떼지 못했습니다.


이제 MTS(모바일 거래 시스템)도 설치하고 계좌 연동하고 공부 중입니다. 설이 지난 뒤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월은 하락장이(지수가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시장) 지속되고 있어 다들 손실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현금 보유가 현명하다는 판단이 들기도 했습니다.

코스피(시장 전체의 주가지수를 반영하는 지표)가 2,700으로 떨어지고 25일 오전에는 상승세를 보이며 반등(하락장에서 상승장으로 바뀌는 것)할 것 같았습니다. 아침 뉴스를 보았는데 미국장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우리나라는 미국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삼성의 4분기 실적이 공지되어 기대심리가 오르고 이제 반등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되었습니다. 100만 원으로 주식을 구매할 생각이라 만원대의 주식을 보유하려고 생각해서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를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기대를 모으고 있던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면서 LG유플러스도 같이 효과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LG유플러스는 26 종가가 13,000원이라 매수를 하려고 보니 77주면 100만1천원이었습니다. 아내에게 받은 돈의 근사치인데 숫자도 왠지 행운을 가져다줄  같아서 실행을 하려고 했는데 고민이 되었습니다. 우선 계획과 다르고 매수가 12,000원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수는 타이밍이라 놓칠  같았습니다.


결국 계획대로 관망하기로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12,700원대가 되었습니다. 주식은 투자인데 투기를 하고 후회할 뻔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느 부녀의 대화가 들렸습니다. 삼성전자를 매수할까 하는 대화였습니다. 71,000원이 종가였고(그날의 마지막 가격) 십만전자라고도 불리는 삼성전자의 기대 가격을 십만 원으로 예상하고 주별로 29,000원씩 이익을 기대하고 천만 원을 투자하면

쉽게 계산해서 1,200만 원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말은 공감이 됩니다. 중국 상해의 부자들 대부분은 주식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손실에 대한 위험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하고 꼼꼼히 따져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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