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선배님의 글을 읽고
“내가 작가가 돼야 한다면 가장 적당한 때에 가장 적당한 방법으로 선물같이 올 것이다.”
좋은 기회로 <오다스>의 공동저자가 되어 출간회를 다녀온 후 제 이름으로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보다가 출판 경험에 대한 글을 적어주신 에너지 드링크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글도 쏙쏙 들어오고 출판에 대한 노하우와 함께 저서에 대한 애정이 많이 보여서 어떤 책인지 궁금한 마음에 주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표지부터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생 약사 염혜진의 마음 처방전)이란 문구는 책 제목으로 해도 될 만큼 책의 내용을 잘 표방하고 있었습니다.
에너지 드링크님은 식품영양학과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다시 공부해서 약학대학을 졸업 후 약사로 15년을 근무했습니다. 직장생활과 육아, 집안일에 치여 살다가 조금씩 일상이 새로운 루틴을 추가하고 반복한 후 꿈을 이루어 가는 사람이 되고 좋았던 경험담을 글로 옮겼습니다.
미라클 루틴은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를 옮겨 적은 글은 아닙니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녀의 삶 속에서 어떻게 루틴으로 바꾸었는지 원래의 삶은 이랬는데 루틴을 바꾸며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육아와 가사를 하는 이야기들도 담겨 있어 워킹맘이나 경력 단절 여성에게 추천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좋은 습관 중 하나인 아침 기상은 새해가 되면서부터 마음을 먹었는데 지키지 못한 것 중 하나입니다. 6시 반에 일어나는데 5시에 일어나서 알차게 하루를 시작해보아야지 하고 결심을 했었습니다. 저녁에 한 시간을 일찍 잤는데도 아침 시간을 당겨서 일어나는 것은 피곤했습니다. 결국 알람을 끄고 동일한 시간에 일어났고 피곤한 것은 비슷했습니다. 이럴 거면 저녁에 일찍 자는 것은 시간이 아깝다는 결론을 내리고 평소와 똑같이 일어났습니다.
한 번에 한 시간 일찍 일어나겠다고 결심했다가 며칠 시도하고, 나랑은 아침 기상이 안 맞는다며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기상 시간을 원래 일어나는 시간보다 매일 5분씩 당기며 ‘나는 나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이라고 스스로 칭찬해주자.
처음부터 한 시간 반을 일찍 일어나는 것은 루틴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5분씩 당기며 일찍 일어나는 루틴으로 바꾸어 보아야겠습니다. 작가님은 인생 번영회를 만들어 함께 응원해 주며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는 것을 보고 혼자 하는 약속은 쉽게 타협을 하게 되지만 타인과의 약속은 지키게 되고 서로의 응원과 격려는 큰 힘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하다 보면 시간은 차차 늘릴 수 있다. 그런데 일단 시작부터 해야 그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
마음만 먹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일 것입니다. 시작을 하고 작심삼일로 끝날 때도 많아서 새해에는 큰 욕심을 내지 않고 다이어트와 일주일에 책 한 권 보기를 목표로 하고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성취한 경험은 큰 성취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당신은 결혼 전에는 주말에 일해서 힘들다고 하더니, 지금은 주말에 일을 거의 안 하는데 또 힘들다고 하네. 좋은 면을 좀 바라보고 이야기해봐. 어쩜 어딜 가나 나쁜 점부터 찾아?”
에너지 드링크님 남편의 일침이었습니다. 저 일침은 저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주말만 바라보는 직장인의 비애로 큰 공감이 되었습니다. 주말에 근무를 하게 되면 일을 해서 힘들고 주말이 하루로 줄어서 힘이 듭니다. 주말에 근무를 안 하고 놀아도 월요일이 되면 한 주를 또 어떻게 보내야 하지 생각하며 힘이 듭니다.
사실 저는 외식업에 종사를 해서 주말에 일을 하고 평일을 쉬었기 때문에 쉬는 날에 연연하지 않고 일을 했었습니다. 쉬는 날이 불규칙했고 승진이라는 목표가 있어 회사일을 제 일처럼 했습니다. 상담사가 되고 주말을 쉬게 되니 주 5일이 쉽게 정착화되고 5일마다 주는 꿀물 같은 주말에 목을 매게 되었습니다.
외식업을 그만두고 이직을 위해 한 달 정도 쉬었었습니다. 폐업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폐업 이후 나왔다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제 손으로 폐업하기 싫어서 한 발 먼저 나왔었습니다. 대책도 없이 나온 터라 갈 곳도 없고 실업 급여도 없었습니다. 퇴직금이 나오긴 했지만 오래 쉴 순 없었습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10년을 외식업에서 일했는데 저를 채용하는 곳이 없다는 절망감과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괴롭게 했습니다. 20대에도 취업으로 걱정하지 않았는데 30대 후반에 취업 걱정을 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눈은 점점 낮아졌고 채용만 해줘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졌던 시기를 돌아봅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그 월급이 적어도 나의 가정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나도 그곳에 입사한 지 4년 차가 되었다. 드디어 조금 다른 일을 하는 주임 자리에 내가 갈 줄 알았다. 내 순서 기도 했으니 당연히 기대도 했다.
맥도날드에 처음 취업했을 때 공채로 입사했기 때문에 2년 안에 점장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50여 명의 동기 중 인터쉽 1등을 했었고 성취욕이 높았기 때문에 BSMC, ASMC 1등, EMPC 2등이라는 성과를 냈었습니다. 내부 직원 전환한 매니저들보다 빠른 승진을 했었음에도 조바심을 느끼던 저는 타이틀을 위해 이직을 했고 잘못했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다시 이직을 한 후 저의 경력이 초기화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저보다 경력이 부족했던 사람이 점장 대행을 하는 것을 보고 불만을 가졌었고 입사순이나 직위로 보았을 때 다음은 제 차례란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점장이 되는 것을 보며 절망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기대를 했었고 욕심을 가졌는데 되지 않았습니다. 점장이란 직위는 결국 저에게 ‘은전 한 닢’이었습니다. 점장을 2년 하고 퇴사를 했을 때 코로나로 인력 시장이 축소화되었고 채용해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일에 대한 성취욕을 버리고 상담사로 취업한 뒤 워라밸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글도 쓰도 아내와 함께 주말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글 중 직장에 대한 글이 제게 와닿았습니다.
집안일 적게 하는 루틴이 있을까? 답은 아주 간단하다. 내가 하지 않으면 된다. 사람이든 기계든 위임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
직장에서도 가장 많이 들은 말은 관리자는 위임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정에서는 위임할 주체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에게 위임하는 것은 위임이 아니라 떠넘기는 것이고 맞벌이라 아내도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세탁기가 주부의 가사 노동 시간을 줄여준 핵심 가전인 것처럼 식기 세척기나 로봇청소기도 고려해보아야겠습니다.
설거지나 청소는 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일에는 일하느라 뒤로 미루고 주말에 몰아서 하려니 집안일이 적지 않습니다. 기계에게 위임한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사람은 도구를 쓰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다 당신 덕분입니다.”
칭찬은 고래뿐 아니라 신랑이나 아내도 춤추게 한다.
살면서 아내가 해 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잘 표현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자기야, 감사하다는 말을 해야지.”
“응?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래. 그러니 감사하다는 말도 안 하는 거지.”
“그럼 고맙다고 해.”
“고마워요.”
<미라클 루틴>으로 주말 오전을 시작했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커피 한잔과 함께 했습니다. 아내에게도 좋은 책이라고 추천했습니다. 에너지 드링크님과의 교류는 없어 북리뷰에 자신의 자식과 같은 책을 올린 것을 보고 좋아하진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브런치에서도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다음 출판도 기대하며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