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S: 고양이 MBTI
요즘 유행하는 MBTI를 아내와 함께 진행한 뒤 딸내미 시엘이의 성격 테스트도 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자가테스트가 불가하기 때문에 행동유형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에너지 방향은 외향적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가 높고 혼자 있기보다는 집사인 저희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감각적인지 직감적인지에 대해서 측정하기가 어려운데 시각이나 청각, 후각을 통해 더 잘 인식하니 감각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면 반려동물은 다 감각적인 것인가? 애매하네요.
사고와 감정에서도 이성보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하니 감정적인 것이 맞는데 지금까지 키운 반려동물들의 성격이 다 달랐었는데 사람의 지표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판단과 인식은 외부세계에 대하여 개방적인 편입니다. 이렇게 체크를 하고 나니 시엘이는 ESFP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게 되었지요.
평소 즐겨보던 유튜브에서 윤 샘이 고양이의 성격 유형 진단을 한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걸로 해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중뇌의 감정적인 부분의 활동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사람의 MBTI로는 성격 테스트를 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2가지 질문으로 성격 진단을 할 수 있는데 “자신의 영역에서 어떤 자존감과 존재감을 가지고 생활을 하는가? 낯선 사람의 방문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입니다.
시엘이는 낯선 사람이 방문을 하면 처음에는 거리감을 두고 있습니다. 흥미를 보일만한 치마를 입고 있다거나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다가갑니다. 치마의 살랑살랑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놀고 싶은 본능이 꿈틀거리나 봅니다. 먼저 다가가는 것을 싫어하고 본인이 마음이 놓이면 다가옵니다. 먹을 것으로 꼬셔도 장난감으로 꼬셔도 집사인 저희 부부가 아니면 거리를 둡니다.
쉴 때 선호하는 위치는 주로 캣 타워나 의자를 선호하는데 겨울에는 따뜻한 바닥이 좋은지 아랫목 좋아하는 사람인양 배를 깔고 누워서 이리 누웠다가 저리 누웠다가 합니다.
집사와 평소 관계는 사교적인 편입니다. 맞벌이하는 집사와 함께 지내다 보니 밤은 항상 함께 하지만 낮에는 혼자만의 시간을 주로 보냅니다. 잠을 잘 때도 항상 집사의 근처에서 잠을 청합니다. 자다가도 집사가 자리를 옮기면 귀신 같이 알고 일어나서 따라와서 자리를 잡습니다.
시엘이의 성격 테스트 결과 CWS입니다. 동거자형으로 자신의 영역에 대해 인지를 하지만 낯선 사람의 방문은 경계를 합니다. 쉴 때는 위에 올라가서 창 밖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집사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혼자서도 잘 지냅니다.
반려 동물의 성격은 천성보다는 집사와의 유대와 성장환경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성격 테스트를 하면서도 저희 집은 외부인의 방문이 별로 없어서 시엘이는 낯선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으니 세상에는 집사만 있는 줄 알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엘이는 고양이 카페의 작은 장에서 3개월을 지냈습니다. 처음에 데려왔을 때에도 자신의 집에서 나오지 못하다가 방으로 거실로 영역을 넓히고 지금은 집의 구석구석까지도 본인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집 밖에 대한 경험은 고양이 병원이 전부이고 영역 동물이라 강아지처럼 산책을 시도하진 않습니다. 캣타워에 올라가서 창 밖에 보이는 자신의 영역을 관찰만 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시엘이가 마중 나옵니다. 건식 사료가 있지만 집사가 돌아오면 맛난 습식 사료나 간식을 줄 테니까요.
그래도 그 모습이 마치 저희를 기다리고 맞아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집에 왔을 때 누군가 저를 반겨준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요. 그래서 약속이 있더라도 늦게 들어오거나 외박하는 일은 만들지 않습니다. 집에서 저희가 오길 기다리는 예쁜 딸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