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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Feb 06. 2022

[북리뷰] 연금술사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아내와 예전에 읽었던 책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는 둘 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동갑내기라 그런지 좋아하는 가수부터 통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같은 책을 좋아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저널리스트, 록스타, 극작가, 음반회사의 중역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다가 1986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납니다. 그는 이 순례에 감화되어 작품을 쓰기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순례지의 명을 사용한 것인지 산티아고라는 양치기입니다. 그는 신학교를 나와서 신부가 되길 바라는 부모에게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싶다며 양치기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그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책을 읽는 양치기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로 본 소녀에게 산티아고는 말합니다.


 “양치기들이 책을 읽지 않는 건 책 보다 양들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이겠죠.”

 

 산티아고는 양치기이지만 책을 읽습니다. 물론 책 보다 양들과 함께 세상을 여행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것은 그의 꿈이었고 양치기 생활은 그 실현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소녀와의 만남은 사랑을 꿈꾸게 합니다.


 무수히 많은 양치기 중 하나이고 소녀도 그가 스쳐 지나온 사람 중 하나이지만 특별한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소녀를 만날 거라고 기대하던 날 이틀 전, 그는 어떤 꿈을 꿉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꿈이었는데 집시는 미래에 얻을 보물 10분의 1을 복채로 원하고 해몽을 해줍니다. 하지만 실행으로 옮기진 않습니다.


 보물을 얻으면 복채를 주는 것이고 얻지 않으면 안 주기로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만난 멜기세덱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양의 10분의 1을 답례로 이정표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아직 손에 넣지도 못한 것을 두고 약속을 하겠다고? 그렇게 되면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


둘은 팝콘 장수를 보고 이야기를 합니다. 팝콘 장수도 양치기처럼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세상의 보는 눈은 양치기보다 팝콘 장수를 더 안정적으로 생각해서 선택을 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팝콘 장수와 양치기에 다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산티아고는 그토록 보고 싶어 하곤 소녀를 만나는 것도 잊어버리고 고민하던 끝에 양을 친구에게 넘기고 멜기세덱에게 답례를 하고 이정표를 받습니다. 멜기세덱은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 답례를 받은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산티아고는 이미 익숙해져 있는 것과 가지고 싶은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우리도 늘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현실을 양치기 산티아고에게 이입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티아고는 꿈에 대해 기대를 하고 여행을 나서자마자 전재산을 도둑맞습니다. 양치기일 때도 가뭄이나 늑대라는 위험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합니다.


 크리스털 장수를 만나 그의 사업을 돕고 예전에 있던 양보다 많은 규모의 양을 살 돈을 벌게 됩니다. 크리스털 장수는 꿈을 꿈으로만 간직하고 현실에 안주합니다. 그의 삶은 우리의 삶과도 닮아있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똑같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산티아고는 우여곡절 끝에 연금술사도 만나고 ‘파티마’라는 사랑도 만나게 됩니다. 결국 꿈을 이루게 되고 다시 ‘파티마’에게 돌아갈 거라는 것을 암시하며 마무리가 됩니다.


 꿈을 찾아가는 여행에는 위험도 따르고 기회도 사랑도 인연도 함께 합니다. 인생의 여정에 빗댄 이야기와도 같았습니다. 꿈을 좇는 것을 보고 어떤 이는 어리석다고 비웃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꿈을 꾸준히 좇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다시 읽어보는 [연금술사]의 감동은 여전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세계 여행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나름 구체적으로 목표를 세운다고 20대에는 중국, 일본

30대에는 미국, 러시아, 40대에는 유럽을 여행할 거라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친구는 꿈만 거창하고 말만 청산유수라고 했습니다.


 20대에 중국, 30대에 일본은 다녀왔습니다. 세계여행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세상에는 제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것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고 아는 만큼 듣는다” 말처럼 견문을 넓히고 싶었습니다. 30대가 끝나가고 있는 지금 미국이나 러시아를 다녀오진 못했습니다. 단순히 나라를 다녀오는 거라면 무리해서라도 여행을 다녀올 순 있겠지만 그렇다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꿈도 세계여행에서 바뀌었습니다. 지금 저의 꿈은 좋은 글을 쓰는 것입니다.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하루하루 신변잡기적인 글을 쓰고 있지만 꾸준히 쓰다 보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연금술사]는 꿈을 꾸는 사람,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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