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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Mar 06. 2022

[북리뷰] 조선왕조실록

답은 역사 속에

 “태정태세문단세 예성…”

조선의 임금 계보를 모두 외우진 못하지만 초기의 왕들과 주요한 사건들이 있는 왕들은 기억을 합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20대라는 것을 알고 이전 대통령들이 누구였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19명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누군가를 빠뜨렸나 생각했었는데 연임을 한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생각난 김에 근현대사를 볼까 하다가 근현대사보다는 예전 역사들이 재미있어서 조선왕조실록을 다시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역사를 책을 통해서만 접했는데 언젠가부터  티브이에서도 역사를 생동감 있게 전하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는 설민석이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강의를 통해서 보고 들었던 그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역사의 백미는 역시 건국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위화도 회군을 효시로 건국이 이루어지는데 킹메이커 정도전과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의 동상이몽은 1차 왕자의 난까지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정도전이 꿈꿨던 새로운 세상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신권 중심의 세상이었습니다. 정도전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 왕조체제에서 오는 폐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왕조라는 것은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잇기 때문에 성군이 나올 수도 있지만, 폭군이 나올 수도 있지요.


 정도전이 바랐던 이상적인 국가가 실행되었다면 더 살기 좋은 국가가 탄생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단, 왕권 강화에 모든 걸 바치다시피 한 이방원과 같은 시대를 살지 않았다면 말이죠. 혼란스러웠던 대명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요동정벌을 계획하지만 이방원의 1차 왕자의 난으로 수포로 돌아가고 목숨마저 잃게 됩니다.


조선 최고의 카리스마 태종. 하지만 자신이 물러나야 할 때를 알고 겸허히 물러났던 사람인 겁니다. 또한 오늘날 조선 최고의 성군인 세종을 탄생시킨 일등공신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아버지 태종이 잘 닦아놓은 기반 덕분에 세종이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아들 광해와 명장 이순신조차 경계를 하며 권력에 눈이 먼 선조와는 비교가 됩니다. 왜가 명나라를 공격하고자 조선에 길을 빌려달라고 하는 일이 있어 동인과 서인을 일본에 통신사로 보냅니다. 같은 것을 보고 왔지만 둘은 상반된 주장을 펼칩니다.


 누구의 의견이 채택되었을까요? 당시 동인 김성일의 보고가 채택돼요. 결국 조선은 전쟁 준비를 소홀히 하지요. 그렇다면 왜 당시 김성일 의견이 선택되었을까요? 이유는 바로 책임지기 싫어서입니다.


전쟁 준비를 하면 막대한 비용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전쟁이 일어나지만 않으면 준비를 안 해도 되니 비용과 자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동인과 서인은 정치나 국가 안보는 뒷전이고 당익을 위해서 서로 헐뜯기 바쁩니다.


 왕이 도망갔다는 사실에 왜군뿐만 아니라 조선의 백성들 또한 분노했습니다. 한 나라의 어버이가 자식인 백성을 버리고 자기만 살려고 도망을 치다니! 백성들의 분노는 경복궁으로 향합니다.

 

 전쟁 위기를 알고도 준비를 하지 않아 나라를 큰 위험에 빠뜨리고 아들인 광해군에게 전쟁의 지휘권을 넘기고 도망을 갑니다. 7년간의 참혹한 전쟁 속에 광해군은 의병을 독려하고 백성을 위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광해군의 중립외교는 그 당시의 시각에서는 충분히 비판받을 수 있는 일이에요. 조선의 관료들이 답답한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그 당시엔 성리학의 관점으로 정치를 이끌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나라의 실리를 추구했던 광해군의 입장을 지지해줄 수 있겠지요. 어찌 보면 광해군은 조선시대보가 21세에 더 잘 맞는 사람은 아니었을까요?


 광해군은 전쟁 위기 속에도 7년을 견뎌내었고 전쟁의 참담함을 직접 목격한 사람입니다. 전쟁 후의 회복을 위해 세법을 개혁하고 중립 외교를 실행했습니다. 결국 권력의 희생양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됩니다. 하나가 돼서 전쟁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두 세력으로 나누어져 이권 다툼을 합니다. 폭군으로 반정을 당한 연산군과는 달리 반정에 성공한 이들의 명분 내세우기에 희생된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것들은 선조들도  경험을 했던 여러 가지 시험과 시련일 것입니다. 역사를 거울 삼아 조선왕조실록을 보았습니다. 코로나는 조선 시대에 만연했던 역병을 떠오르게 합니다. 여러 고비를 넘기고 오늘의 우리가 살아가고 있듯이 지금도 역사의 한 페이지가 써지고 있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 그리고 그 이후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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