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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Mar 11. 2022

친구의 결혼식 가야 할까요?

오미크론 정점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 카톡이 왔습니다. 청첩장과 함께 상황이 상황이니 못 와도 이해를 한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메시지를 받았을 때는 당연히 가야지라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R양은 전 직장의 동료로 함께 근무한 시간은 짧았지만 낯선 환경에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고 사석에서도 밥도 함께 먹었을 정도로 친하게 지냈었습니다.


 지금은   이직을 하고 R양은 이직과 결혼 준비로 바쁜지 한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을 받았고 반가운 마음에 당연히 축하를 하러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여동생의 예비 신랑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4 초에 결혼식이라 아직은 시간이 남은 터라 걱정보다 차라리 지금 걸려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식 직전에 걸리면 주인공 없는 결혼식을 할 수도 없고 취소를 하게 되먼 준비한 시간과 비용이 아까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직 3주 남았으니 다행이라고 여동생을 위로했는데 다음날 여동생도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특별한 증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아직 젊고 건강하기에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들이 주위에서 양성 판정을 받게 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100명 대에도 혹시 걸리진 않을까 마스크는 꼭 착용하고 외출을 삼가고 매일 확진자 수를 체크 했었습니다. 코로나 대응 기간도 길어지고 만 명대가 넘으면서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코로나 확진자 숫자를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다가 문득 궁금해져서 신규 확진자 수를 보니 32만 명이 넘었습니다. 3월 중순에 정점을 찍을 거라는 예상대로 흘러가나 봅니다. 결혼식에 가서도 식사는 하지 않고 인사만 하고 오면 괜찮지 않을까 했었는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잘 피해왔는데 낯선 장소에 가서 걸리는 건 아닌지 여동생 결혼식도 얼마 안 남아서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내도 이런 상황에는 축의금만 보내는 게 맞다고 합니다. 저도 무리해서 결혼식을 가는 것보다 마음만 전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리한 발걸음에 혹시라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누굴 원망하겠어요. 되돌아보면 신종플루나 메르스도  피해왔습니다. 코로나도  피하고 싶습니다.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저와 아내의 건강을 우선하겠습니다.


 여동생의 결혼식도 걱정이 됩니다. 가족이나 친인척은 당연히 오겠지만 가까운 지인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할 텐데 날짜가 조금 더 뒤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짜를 정할 때만 해도 이때쯤이면 괜찮겠지 했는데 오히려 정점을 향해 가고 있네요.


 모두 오미크론 유의하시고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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