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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Sep 30. 2022

지난 제주 여행 이야기(2)

제주민은 관광가이드가 아닙니다

 둘째 날, 제주 여행으로 설레서 일찍 일어났다기보다는 잠자리가 불편해서 눈이 일찍 떠졌습니다. Y군은 정말  자는구나 하며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습니다. Y일어나자마자 씻고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주의 맛집이라며 고기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Y군이 말한 유명한 고기 국숫집은 영업이 시작한 지 30분도  안되었을 때 도착했는데 대기번호가 34번이었습니다.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다가 입점이 얼마  남았을 때 선주문을 했습니다. 제가 자리를 지키고 Y군이 주문을 했는데 그가 주문하기 전, 고기국수 하나, 비빔국수 하나 주문하고 수육을 맛보자고 했습니다.  


자리에 앉았는데 고기국수 둘에 수육이 나왔습니다. 오래 기다린 김에 메뉴별로 맛을 보고 싶었는데 Y군은 고기국수 맛집이라며 각자 주문을 한 것이었습니다. 기다리면서 소통이 잘 안 되었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 먹기로 했습니다.


 기다린 만큼 맛은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에겐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멸치 육수 베이스에 치자면을 사용하고 있고 수육의 맛이 특별하다고 하긴 어려웠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단지 맛있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일하고 있던 보쌈집에서 멸치 육수 베이스에 치자면으로 국수를 만들어 팔고 있었고 보쌈도 팔고 있어 멸치 국수에 보쌈을 올려 먹으면 맛이나 비주얼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Y군도 먹자마자 바로  사실을 깨달은 듯했습니다. 편한 동생이었던 Y군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매장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제주까지 와서 대기까지 해서 돈을 주고 먹고 있다니 이게 말이 돼?”

 “잘 음미해서 드시면 육수의 깊은 맛과 고기의 담백함이 달라요.”

 “아휴, 말이라도 못하면 내가 서울 올라가면 고기국수 직접 만들어줄게.”

 “형, 제가 메뉴 선정을 잘 못한 거 같아요. 나가서 음료 살 테니 기분 풀어요.”


 제주 여행 이후에도 가끔씩 놀리느라 이야기를 꺼냈지만 그 자리에서는 음료수마시고 정말 기분을 풀었습니다. Y군과 함께 “박물관은 살아있다 “카멜리아 힐”  제주의 관광 가이드에서  코스대로 이동을 했습니다. “카멜리아 힐”은 수국이나 동백꽃의 개화 시기가 아니라 식물원에 놀러 온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버스 노선을 활용해서 움직였는데 배차 시간이 길고 관광객들의 동선이 겹쳐서  렌트를 하는지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장롱 면허라 운전은 자신이 없었습니다.  


 Y군도 제주에서 살긴 했지만 도심을  벗어나지 않아서 관광코스는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처음Y군을 믿고 여행을 너무 계획 없이 왔다는 것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제주 출신에게 관광 가이드를 하고 산방산 근처의 게스트 하우스에 입실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바비큐 파티와 이성과의 만남이 주선될  있도록 약간의 레크리에이션과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저는 함께 앉았던 테이블에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서  친구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C군은 직장인인데 힐링을 하기 위해 섭지코지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왔는데 바다가 에메랄드 빛을 정말 예뻤다고 했습니다.

 제주에 와서 바다는 산방산 근처의 바다밖에 못 보고  내륙으로만 코스를 잘못 짰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습니다. 이성 친구들이 합석했었는데 이십 대 중반이라 동갑내기였던 Y군과 함께 어울리도록 초반에 어울려주다가 C군이랑 따로 한 잔 했습니다.


 Y군이 이성친구들과 놀면서 민망했는지 자꾸 우리에게 왔고 노래방에 가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고 졸랐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은 바비큐 파티만으로도 충분했고 다음날 한라산에 오를 생각에 조금만 놀다가 오라고 하고 사양했습니다. C군과 술 몇 잔 더 마시다가 방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습니다. Y군은 재미있게 놀았는지 늦게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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