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면 힘든 일도 해낼 수 있어요
맞벌이 부부지만 고물가 시대라 장을 한 번 보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라면 값마저 올랐습니다. 주말 할인으로 2,900원 살 수 있었던 푸라면은 4,580원이 되었습니다. 전기세와 가스비도 오른다고 세계적으로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난리입니다.
아내와 우스갯소리로 모든 것이 다 오르는데 우리 월급만 그대로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근로소득 외에 다른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자주 보았지만 아직 우리에겐 근로소득 외엔 없었습니다. 주말에 알바를 해보려고 알아보았습니다.
저는 주말이나 연휴에는 당직이 간혹 있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하는 일은 구할 수 없었습니다. 퇴근 후에 배달을 파트로 해볼까 했으나 아내는 위험하다며 걱정했습니다. C사는 원할 때 근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육체 강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오고 가며 보이는 일용직 직업소개소를 가볼까 하고 연락처를 저장했습니다. 패스트푸드에서는 스케줄을 신청할 수 있지만 매번 당직으로 불규칙하게 빠지는 것도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알바들도 알아보았는데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파트로 채용하는 곳만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C사를 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블로그에서 보니 C사보다는 마켓 컬리가 일을 하기 더 좋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걱정이 되긴 했지만 아내도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구인공고에서 본 담당자에게 신청을 하고 주말에는 오전 근무가 없어서 13시~22시 근무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셔틀을 타기 위해 부평구청으로 향했습니다.
11시 50분 출발로 되어 있어 서둘러서 도착해서 11시 40분부터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습니다. 담당자에게 연락해보니 해당 셔틀은 부평구청역에서 출발했다고 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출발해도 제 시간 안에는 갈 수 없어서 취소를 해야 하나 했는데 담당자가 풀타임으로 변경해주었습니다. 15시 40분에서 00시 50분으로 시간이 변경되어 집으로 돌아가기에도 애매해서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습니다.
14시 반 출발 셔틀이라 14시 20분쯤 나가려고 했는데 아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일찍 이동하자고 해서 14시 10분에 셔틀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셔틀이 이미 와있었습니다. 출발 시간보다 일찍 출발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리 알려주었으면 놓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는 풀타임을 하라는 계시인가 보다 하며 좋아했습니다. 오후 근무보다 풀타임이 만원 가까이 일급이 높았고 담당자가 풀타임은 프로모션으로 만원 더 준다고 했습니다. 프로모션 포함 아내와 함께 하루 일하면 대략 19만 원이니 생활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첫날은 산업안전 교육을 30분 듣고 공정에 배치되었습니다. 상온으로 함께 지원했고 첫날이라 그런지 포장하는 라인에 배치되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배치되어 서로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둘 다 사무직으로 일을 하다가 오랜만에 육체노동을 하려니 근육들이 놀라서 아우성이었습니다.
연휴라 오늘도 신청해서 가는 중입니다. 아내와 함께 어제 일을 하며 필요하다고 생각한 물품을 모두 챙겼습니다. 정수기는 있지만 얼음을 마시고 싶어서 준비했고 아내는 오른쪽 손목에 통증이 온다며 손목 보호대를 준비했습니다. 장갑은 제공하는데 손이 작아서 장갑이 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구매했습니다.
사원 줄은 출입카드를 주는데 일하기 위해 편한 트레이닝을 입어서 혹시라도 분실할까 준비했습니다. 쿠션이 있는 양말과 소지품을 사물함에 넣어두고 분실하지 않기 위해 자물쇠. 떨어진 당을 채우기 위해 초콜릿과 사탕을 샀습니다.
예전에 혼자 C사를 다녔을 때는 맨 몸으로 다녔는데 아내와 함께하니 필요한 물품을 체크해서 바로 준비를 했습니다. 비록 하루 출근했지만 쿠팡보다 마켓 컬리가 더 쉽다고 한 것에는 동감합니다.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경험한 부분으로만 보면 C사는 특정 센터는 규모가 커서 계단으로 오르내리기 힘들었습니다. 물류창고이다 보니 한 층이 일반 건물의 두 층에 해당했습니다. 사람들도 많아서 출퇴근 절차의 대기도 복잡했습니다. 마켓 컬리는 규모가 C사보다는 작아서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대기가 많지 않았습니다.
냉동, 냉장, 상온으로 구성되어 있어 해당 층에서 이동하는 일이 식사 외에는 없었습니다. C사는 박스 단위로 모아서 한 팔레트를 모아서 쟈키라는 물류 수동 트럭으로 운전해서 이동했는데 마켓 컬리는 물건을 한 박스로 포장하는 일을 해서 무게와 부피, 사용해야 하는 힘의 차이가 컸습니다. C사는 모든 물류를 다 다루고 상대적으로 남자는 무거운 물류를 옮기는 곳으로 배정되었습니다. 마켓 컬리는 아내와 함께 갔고 첫날이라 비교적 쉬운 일에 배정되었을 순 있지만 식자재이다 보니 무게가 비교적 가벼웠습니다.
혼자 했다면 마켓 컬리였어도 아내에게 힘들다고 칭얼거리며 하루하고 그만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내와 함께하니 힘든 일이지만 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출근하는 셔틀입니다. 내일은 푹 쉴 거예요.
p.s. 두 회사의 물류 알바를 해보고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로 홍보성 글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