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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06. 2022

마켓 컬리 2일 차

힘든 근무 뒤엔 달콤한 보상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예상을 할 수 있어  처음보다 낫습니다. 2일 차가 되니 처음의 낯설었던 환경들도 익숙해졌습니다. 셔틀 출발 시간보다 미리 도착해서 셔틀을 타고 일해야 하는 건물에 내렸습니다.

대기 장소로 이동해서 안전화로 갈아 신고 출근 체크를 했습니다.


 짐을 사물함에 넣고 준비해온 자물쇠로 잠그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기다리다가 작업 시간이 되어 작업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우리가 지원한 센터는 냉동, 냉장, 상온으로 층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상온으로 지원했습니다. 냉장이나 냉동은 일급이 더 비싸지만 아내는 추운 걸 싫어해서 상온을 택했습니다.


 혹시 인원이 오버되면 냉장이나 냉동으로 지원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겉옷도 챙겼습니다. 다행히 상온에 배정되었는데 사람들이 세 그룹 정도로 나뉘어서 서 있었습니다. 어제는 신입이라 산업교육을 받고 들어와서 전체가 모인 후 배정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C사에서 경험한 터라 할 수 있는 직무별로 선발하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같은 장소에 배정받고자 아내와 함께 줄을 섰는데 레일 근무자를 선발했습니다. 가능한 사람들이 먼저 투입되었는데 인원이 부족했는지 저도 지명했습니다. 레일 근무자들은 라인에 박스를 분류해서 배정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포장하는 사람들과 달리 박스를 옮기는 업무를 해서 모두 남자들만 선발되었습니다.


 레일 별로 배치가 되었고 아내는 어제 배치되었던 5번에서 포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배치되었던 레일은 아니었지만 작업하면서 간간히 아내가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스는 내용물의 개수와 부피에 따라 8호, 11호, 18호, 25호, 50호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게도 가볍고 속도도 일정해서 혼자 하면서 일을 찾아가면서 했습니다. 어느 시점이 되자 해당 레일에 작업자가 추가되었는지 속도가 더 빨라졌습니다. 레일 근무자도 한 명 더 배치되어 둘이 함께 했습니다.


 아내와 저녁을 먹으며 “캐시 워크” 앱을 보았더니 2만 보가 넘게 찍혀있었습니다. 15시 50분에 시작해서 18시에 저녁을 먹는데 2시간 만에 2만 보라니 출근거리도 반영되었을 테니 퇴근할 때 되면 6,7만 보는 되어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근해서 보니 와이파이가 인터넷으로 변환되서인지 자정이 지나서인지 기대했던 걸음수는 아니었지만 발에서 열이 났습니다. 마켓 컬리에 가겠다고 생각했을 때 아내가 안전화를 사자고 했는데 가면 제공하는데 굳이 살 필요가 없다고 호언장담한 걸 후회했습니다.


 사무직으로 이직한 지 2년이 되어가니 오래 서서 일했던 업무에도 다시 적응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넷째 발가락에는 물집마저 생겼습니다. 발에 물집이 차오른 건 군대 훈련소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다시 이야기하고 안전화를 알아본 후 구매했습니다.


 주말에 근무를 하고 월요일이 공휴일이라 화요일 오후에 일급이 들어왔습니다. 처음 받는 거라 아내는 내심 신경이 쓰였던 모양입니다. 어플에서 퇴근 안 눌러서 안 들어오는 건 아닌지 인터넷에서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주말 주간으로 지원했다가 셔틀을 놓치면서 생각하지도 않게 풀타임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간보다 만원 가까이 일급이 높았고 토요일은 프로모션 만원도 있어서 처음 생각했던 금액보다 높게 벌었습니다. 아내는 입금된 걸 보더니 다음에도 또 가야겠다며 힘들었던 걸 다 잊게 해 준다고 좋아했습니다. 뜬금없이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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