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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25. 2022

택시비는 아까워요

걷는 게 편한 시골 출신

 중학교부터 통학을 하려면 시내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가서 10분 정도 걸어서 등교를 했습니다. 시골이다 보니 하루에 시내버스가 5대 밖에 없었습니다. 새벽 6시 40분에 타지 못하면 25분 정도 걸어 나가야 했습니다.  


 늦게 준비해서 놓치기도 하고 겨울에는 언덕을 넘어서 들어오는 버스가 건너뛰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럴 때면 동네 아이들과 함께 걸어서 다른 동네의 버스를 타러 가야 했습니다. 집에 올 때에는 17시 40분은 되어야 동네로 가는 버스가 있어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놀다가 시간에 맞추거나 다른 동네 버스를 타고 걸어 들어가는 일은 일상이었습니다.


 그렇게 성장하다가 직장을 구해 서울로 올라왔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통근거리였습니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들이 너무나 아까워서 직장을 따라 이사 다니곤 했습니다. 교대, 한양대, 이수, 잠실, 논현, 김포, 구파발로 옮겨 다녔습니다. 이사 다니는 것도 일이고 잦은 이사로 돈도 모이지 않아 정착을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산책이나 걷는 것을 즐겨해서 아내와도 함께 종종 걸어 다닙니다. 평소에도 1시간 이내 거리는 걸어 다니는 것이 편합니다. 다만 마켓 컬리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김포에서는 셔틀을 타고 부평구청까지 오는데 부평구청에서 집까지 지하철역으로는 3 정류장 정도를 걸어와야 합니다.


 심지어 첫날은 부평구청으로 오는 셔틀을 어디에서 타는지 몰라 헤매다가 송내에서 내렸습니다. 송내에서 걸어 돌아오는데 발바닥이 뜨겁고 일하고 난 후라 너무 지쳤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부평구청에서 걸어왔습니다. 둘째 날은 비가 오는데도 택시 탈 생각은 하지 않고 아내가 “택시를 탈래? 햄버거 먹을래?” 하는 말에 햄버거를 먹고 걸어왔습니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를 굳이 택시를 타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택시비도 예전보다 많이 오른 데다가 할증이 붙으면 만원 넘게 나올 거란 생각에 한 시간은 일해야 하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요일에 근무를 신청하고 일요일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신청을 했는데 근무가 마감이 되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무리를 하더라도 일요일에 신청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씻고 나면 새벽 3시는 될 텐데 월요일에 출근하려면 6시 반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니 수면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일요일에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상온은 마감이 되었는데 냉장이나 고촌 쪽에서 일할  있는지 물었습니다. 고촌은 20분이나  들어가야 하는데 셔틀 시간이 있어 어려울  같아 냉장을 신청했습니다.


 긴팔에 겉옷을 걸치고 출근을 했습니다. 낯선 환경이라 걱정을 했는데 사람 일하는 곳은 똑같았고 금세 적응을 했습니다. 아내는 포장으로 저는 레일로 근무를 했습니다. 주말은 보통 연장을 안 하는데 물량이 많은지 40분이나 연장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수면 시간이 부족했는데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셔틀에서 내리자마자 택시를 호출했습니다.


 평소라면 알아보지 않았을 택시였지만 지금은 시간이 금이었습니다. 집까지 10분 남짓 걸렸고 비용도 6,400원이었습니다. 이 비용이면 택시를 타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레짐작 만원도 넘을 거라 생각하고 아내까지 고생시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씻고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비몽사몽 일어나서 각각 “몬스터”라는 박카스 같은 고카페인 음료를 마시고 일을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정말 못할 짓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퇴근을 해서 아내가 연장까지 해서 198,000원 들어왔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다음에도 혹시 토요일이 안되면 조금 무리하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택시는 정말 편리하단 생각을 하며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이용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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