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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Oct 21. 2022

[서평] 오늘부터 나는 갑으로 삽니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 딱 하나, 내 마음부터 먼저 바꿔보자

 천신만고 끝에 원하는 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가 없었다면 염혜진 작가님을 몰랐을 것입니다. 글 잘 쓰는 작가님들은 많습니다만 저에게 의미가 있는 작가님의 글이라 원고 작업 중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 기다려 왔습니다.


 도입부의 글부터 와닿았습니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 딱 하나, 내 마음부터 먼저 바꿔보자. 당신은 당신 인생의 갑이라는 마음 말이다.”


 약사는 직장인 느낌보다는 자영업자 느낌일 줄 알았는데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직장을 다니며 느꼈던 애환이 느껴지고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남들의 소위 라인 타는 걸 보면서도 부러워하기보다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라인을 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일만 잘하면 되었지 굳이 정치질까지 해야 할까 싶었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모난 돌은 정을 맞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월급 루팡들이 많다는 생각을 할 때가 간혹 있습니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지 않고 편하게 일하려 하는 사람들을 보면 뒷담화를 하지만 굳이 그들에게 나의 가치관을 강요하진 않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회사에 남지 않는 이유는 좋은 조건으로 이직을 해서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님의 사례는 주어진 일의 대부분을 일 잘하는 사람이 하고 일 못하는 사람이 일부를 하는 부분이 되풀이가 되어 일 잘하는 사람들이 결국 떠나게 되고 일 못하는 사람이 남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점장을 할 때도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에게 항상 적당히 하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피크 시간이나 바쁜 것을 보면 퇴근 시간임에도 남아서 도와주고 가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우린 단거리 선수들이 아니라 마라톤 선수들이야. 바쁜 거 도와주고 초과 근무하는 것들도 너무 고맙지만 워라벨을 잘 지키고 오래 다니는 것이 장기적으로 매장에서도 좋거든.”


 이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심시간에 센터가 아무리 바빠도 점심시간에는 일을 하지 않고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합니다. 물론 미처리한 업무로 초과 근무를 하는 일은 발생하지만 퇴근 이후에는 업무에 대해서 1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작가님의 ‘열정적인 적당 주의자!’라는 말에 십분 공감합니다.


 첫 단추를 M사에서 2년 안에 점장을 목표로 했던 저는 공채 출신으로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던 이들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부점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다만 매장의 오픈이 정체기였던 시기에 점장이 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성장 욕심이 있어 과감하게 이직을 했고 지금도 후회하는 선택 중의 하나입니다.


 이직을 해서 오픈까지 했는데 부점장만 3년을 더하고 점장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경력도 없고 저보다 어렸던 점장들을 두 번이나 보좌하면서 형평성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아내는 상사들에게 예쁨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의 편에서 권익을 챙겨주니 더 눈 밖에 나는 것이라고 조언했었습니다. 아내의 표현으로는

 “네가 무슨 잔다르크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아르바이트 편에서 회사에 이야기를 하니까 그렇지. 회사 입장에서 아르바이트를 관리하고 결과를 내야지.”

당시 좋은 매니저, 좋은 형이었지만 말 안 듣는 중간 관리자였던 것이죠.


 작가님이 적은 보스의 사랑을 받는 방법을 보는데 작가님도 나랑 같은 케이스였구나 하고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다른 환경에서의 직장 생활이라 생소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책을 펴고  달음에 읽어 나갔습니다. 인생 약사님의 올바른 약 정보란 코너를 통해서 마음 근육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알뜰살뜰 챙길  있었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을 일 때가 많아 마음이 힘들 때가 많습니다. 책 한 권을 본다고 갑자기 갑이 될 순 없지만 직장 생활에서의 공감을 하며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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