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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Aug 22. 2021

새로운 보금자리

하쿠나 마타타

 새로운 보금자리로의 이동은 생각보다 신경 쓸 것이 많았다. LH 공고에서 전세임대 주택의 공고를 수시로 체크하였다. 신혼부부는 우선순위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른 신혼부부들도 나와 같은 매물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보다 가산점을 더 받는 것은 아닌지 마음 졸이며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을 보았다. 서울은 경쟁률이 최소 5:1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날에 부평까지 보게 되었고 70가구 모집 중에 25가구 지원을 해서 부적격자가 아니면 거의 입주가 확실한 곳을 지원했다.


 인천 지역이라 서울보다 전세가 저렴했고 1억 1천여만 원이었다. 하지만 계약금을 준비할 때도 아직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은 상태가 아니라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전세 대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회사 서류부터 필요한 서류들이 많아서 은행도 여러 번 방문했다. 여러 가지 신경 쓸 일이 많았지만 아내와 함께 준비를 하니 우여곡절 끝에 하나씩 해결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과정을 통해 하는 것이겠지.


드디어 이삿날이 밝아왔다. 아내와 나는 맞추어둔 알람보다 일찍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다. 설렘인지 긴장인지 눈이 절로 떠졌다. 이사는 포장 이사라 우리 손이 많이 안 가는 편이었지만 가져갈 것과 버릴 것들을 체크해주고 공과금을 정리한 후 부동산에서 집주인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삿짐이 나오면서 보니 재계약을 하고 버티면서 살아볼까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도가 오래되어 방에 물이 찬 적이 있었다. 그전부터 방에 물이 스며 나오고 있었는데 책장, 책, 침대, 옷장 등 가구가 다 피해를 입어서 삭거나 곰팡이가 생겨있었다.


 이미 인지하고 있던 부분도 있어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떼어놓았지만 침대는 물이 차올랐던 부분의 반대여서 생각을 못했는데 수해를 입었다. 헤드와 프레임 받침을 떼서 버렸다. 정리를 부탁하고 아내와 함께 집 키를 받기 위해 이동을 했다. LH 사무실에 12시 15분쯤 도착을 했다. 하필이면 12시~13시는 점심이었다.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점심을 먹었다가 체할 것 같아 건너뛰고 기다렸다.


 이삿짐센터에서 먼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고 먼저 복도로 올려놓겠다고 했다. 13시가 되자마자 집 키를 받아서 음료와 필요 물품을 보내고 자치센터에 전입신고를 했다.

맞벌이라  평일에는 가구를 받을 수 없어 이삿날에 맞춰 일정을 정한 곳이 오후가 되자 교대로 방문을 했다. 소파, 식탁, 인터넷, 정수기, 책장, 그 외 택배들의 연락을 받고

정신없는 일정들이 18시가 지나며 일단락되었다.


 살면서 소파, 식탁은 처음으로 장만해보았다. 사실 욕조가 있는 집도 처음이었다. 지상층이라 채광이 좋았고 창문만 열어도 바람이 불어주어 시원했다. 반지하에 있을 때에는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고 1층의 사람들이 움직임이 있어 항상 커튼이 쳐있었고 에어컨 없이는 지낼 수 없었다. 새로운 집에서는 채광뿐만 아니라 자연 바람이 있어 정말 이사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 이사를 하고 토요일 내내 정리를 했지만 아직도 정리를 해야 할 것이 많지만 새로운 환경에서의 새로운 삶을 기대해본다. 아내와 나는 집 앞의 공원을 거닐며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좋은 일만 있기 기대해본다.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다 잘 될 거야 -“라이온 킹”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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