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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Nov 18. 2022

[북리뷰]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 홀로 피어난 꽃처럼 나답게, 그렇게

 브런치 구독을 하고 있는 작가님 중에 출간 소식을 접하게 되어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얼마 전 비회원으로 주문을 하고 책을 받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려서 로그인을 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흥미를 유발하는 책 제목과 표지는 어서 빨리 읽어달라며 재촉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반납기일이 정해져 있는 “1Q84”를 보다가 잠시 미루었습니다. 이미 구매해서 천천히 보아도 관계없지만 빠르게 읽고 싶었습니다.


 추세경 작가님의 글은 일상의 경험에서 사유가 시작되어 작가님의 여러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섬세한 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여성 작가님인 줄 알았습니다. 글의 내용을 보고 남성 작가님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의 내용을 보고 작가가 화자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해석하는 것처럼 섬세하고 감성적이란 이미지를 받았습니다.


 “발 밑으로 작게 보이는 나무들과 그 옆을 흐르는 강물, 그리고 하늘을 휘날리는 벚꽃 잎에 나는 황홀함을 느꼈다. 벚꽃은 만개한 벚꽃만이 전부가 아니구나. 떨어지는 꽃잎도 이렇게 매력적이구나, 이번 봄, 하나 배웠다. 룰루.” -본문 27P-

 

 매년 봄이면 아름다움을 눈으로 담고 사진으로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보러 갑니다. 벚꽃을 보면서도 다들 많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같은 벚꽃을 보고도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흩날리는 벚꽃을 보면 사진을 찍거나 드라마에서 본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모기는 수도 없이 죽였고 동네를 배회하는 길고양이한테 먹이 한 번 준 적이 없는 나였다. 때로는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그날은 죽은 쥐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겼고 그걸 행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날의 일은 ‘나도 작지만 온기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구나’라는 기억으로 내게 남았다.”-본문 33P-


 본문  쥐를 묻어  기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길에서 쥐의 사체를 본다면 그냥 지나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더라도 눈길을 돌려버리곤 합니다. 불쌍한 마음도 물론 있지만  형태가 징그럽고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혹여  번이라도 챙겨주었던 길고양이 었다면    지나가지 않고 수습을 했을 것입니다.


 “글로 나를 위로하고, 내 글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 글을 쓰고 있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글로 돈을 벌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돈벌이 수단까지는 아니어도 생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엄마는 그런 나에 ‘돈 보고하지 말아라’라고 하셨고 아빠는 ‘무리하지 마라.’라고 하셨다. ••여전히 어린 나는 내가 쓰는 글로 돈도 벌고 싶고 무리를 해서라도 매일 글을 쓰고 싶다.”.  -본문 64P-


 저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글이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글쓰기에 대한 솔직한 글들이 있어 더 동질감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작가님의 출간 소식에 누구보다 기쁩니다. 책에 적진 않았지만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을 필사한다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브런치도 펜으로 글을 적어서 올려야 했다면 아마 저는 브런치를 시작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좋아하는 글을 펜으로 옮겨 적는 것은 글을 음미하면서 적기에 정성과 시간, 노력이 필요합니다. 작가님의 필사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왠지 경건하게 불경을 옮겨 적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내 모든 감정을  알아줄 사람은 없다. 엄마도 아빠도 안된다. 여자 친구도 와이프도 그럴 수 없다. 때로는 표현하고 싶어도, ‘이게 뭐지?’하며 이해되지 않는 감정들도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내 기분, 나아가 나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내 기분. 사람이 외로운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느끼는 감정 대비 표현할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는 까닭•••”

  -본문 74P-


이 책의 백미는 <가난과 외로움은 숨길 수 없다> 챕터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춘기 때 갑자기 느껴졌던 외로움의 감정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친구들과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좋아하는 이성에 대한 갈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성서에 보면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었습니다. 나의 부족한 갈비뼈를 찾기 위해 이토록 외로움을 느끼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 반쪽을 만나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주위에서는 사랑꾼이라고 말을 하곤 하는데 외로움이란 나의 결핍이 지금의 사랑으로 거듭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는 감사일기와 뇌의 가소성에 대한 부분이 나옵니다. 감사일기를 쓴다는 것은 여러 책에서 권하고 있지만 그걸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작가님은 뇌의 가소성을 생각하며 10년 동안 꾸준히 자기 전에 감사일기를 적었다고 합니다. 감사 일기와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은 이유가 뇌의 가소성 때문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의 계절에 자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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