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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Nov 17. 2022

건강검진

언제나 낯설어요

 평소 병원과 내외하는 사이라 1년에 한 번하는 건강검진은 연례행사 중 하나입니다. 잔병치레를 하지 않는 편이지만 건강검진을 하고 나면 왠지 내 몸에 미안해지곤 합니다.


 회사에서 연계되어 있는 병원으로 건강검진 예약을 했습니다. 집 근처나 회사 근처는 없어서 아내의 출근길에 같이 가려고 여의도로 신청을 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가는 길이라 마음이 편합니다. 여의도역에서 내리면서 출근길의 인산인해에 놀랍니다. 4줄로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모습은 가히 장관입니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마저 역방향으로 올라가게 조절해놓고 통제하는 분이 길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낯선 건물 사이에서 병원을 찾아봅니다. 아내가 길을 알려줘서 쉽게 찾았습니다.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고  탈의실로 향해서 옷을 갈아입습니다. 나오자마자 1번부터 시작해서 정신없이 번호 순서대로 안내받으면서 카드를 태그하고 다음 방 번호를 안내받기를 반복했습니다.

 

 안구 검사, 채혈, 혈압, 소변, 엑스레이,   몸무게, 시력  청력을 진행했습니다. 30 정도 되니 마지막 번호가 아닐까 하는 23 앞에 앉아있습니다. 대기인원 15 남짓이라 기다리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전날 20 이후부터 금식, 22 이후 물을  마시고 있어 배도 고프고 이제 물은 마셔도 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중간에 물어보기도 민망합니다.

 아내에게 검사 결과 중에 몸무게를 알려주었더니 걱정스러운 마음에 카톡을 랩 하듯 보내옵니다. 늘 보다 보니 체중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며 지금부터라도 관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아내의 말은 100% 옳습니다. 연초에 계획했던 다이어트를 중도 포기한 결과입니다.


  매년 초에 계획하던 다이어트, 이번에는 미리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미루다가 연말에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11월, 12월은 늘 붐비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체중 관리를 하고 내년에는 10월에 받아야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낯선 환경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 1시간  넘게 진행된 건강검진에 기진맥진합니다. 건강검진을 하는 날은 회사 복지로 4시간 지원되어 오후 출근입니다. 그런 김에 아내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커피숍에 와서 토스트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낯섦을 잘 견뎌낸 저에게 작은 보상과도 같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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