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84 아니고 1Q84
서점에서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서서 책을 보았었는데 도입부 밖에 보지 않았습니다. 출간 당시에 살까 고민을 했었는데 3권을 사려니 왠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사지 않고 서점에 들를 때마다 보았었습니다.
결국 세월이 흘러 잊고 살다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무라카미 하루키“라고 말을 하며 그의 작품은 <상실의 시대>밖에 읽지 않았음을 떠올렸습니다. 최근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며 <1Q84>를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IQ84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실은 1984년의 다른 세계를 상정하고 작중 인물인 아오다메가 붙인 1Q84였습니다. Q는 일본어의 9와 같은 발음일 뿐 아니라 Question의 Q였던 것이죠. 출간 연도가 2009년인데 2022년에 완독을 하게 되었으니 13년이란 세월이 흘러 버렸습니다.
시작은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로 입니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모르고 보았습니다. 결국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마음이 가는 이야기는 덴고의 이야기였습니다.
아오마메는 ‘푸른 콩’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 특이한 이름이며 어렸을 때는 종교에 흠뻑 취한 부모의 영향으로 학교에서도 유별날 수밖에 없어 왕따였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매력적인 여성이 되어 호신 및 스트레칭 전문강사로서 일을 합니다. 초반부의 아오마메 이야기는 저에겐 흥미가 없었고 스킵을 하고 싶었습니다. 덴고의 이야기에 더 끌렸고 몰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덴고는 신인상 공모의 작품을 선별하던 중 <공기 번데기>라는 작품에 끌리게 됩니다. 17살 소녀의 정제되지 않은 글로 쓰여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매료됩니다. 편집자 고마쓰에게 그 작품을 신인상 후보로 추천하고 고마쓰는 사람들 몰래 작가 후카에리를 내세우고 덴고가 리라이트하고 고마쓰가 편집해서 출품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덴고는 소설가를 꿈꾸지만 글의 소재는 특별할 것이 없던 수학 학원 강사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속인다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지만 <공기 번데기>를 작업해보고 싶다고 갈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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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고의 소설가를 꿈꾸지만 글의 소재가 특별할 것이 없단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저의 이야기인양 몰입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신비한 소녀 후카에리와의 만남과 “공기 번데기”라는 작품을 만난 후부터 덴고는 ‘고양이 마을’에-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같은 느낌- 들어가게 됩니다.
현실을 살아가지만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뜻하는 ‘고양이 마을’과 ‘1Q84’ 그 둘은 지칭하는 말은 달랐지만 하나의 세계였습니다. 그 세계를 알게 되는 표
식은 두 개의 달이었습니다.
3권으로 구성된 장편의 소설을 읽고 글로 옮기다 보니 느낀 점보다는 줄거리를 옮기기 바쁜 것 같아 글의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심지어 완독을 하고 쓰다가 보니 1권을 읽고 서평을 중간에 써놓은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초등학교 때 서로 손 한 번 잡아보고 감정 표현도 못했던 풋사랑이었으나 서로 잊지 못했고 20년이란 세월이 흘러 함께 하게 된다는 엔딩이었습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의문의 NHK 수금원과 신비소녀 후카에리, 비밀의 리틀 피플과 공기 번데기는 매력적인 소재였고 엘리스의 토끼와도 같았습니다.
NHK 수금원이 등장할 때마다 덴고의 아버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오마메를 찾기 위해 덴고를 끝까지 미행했던 우시카와의 괴상한 외모에 대한 묘사들은 결국 산양과 동일시되며 죽음에서 리틀피플의 출구 역할을 하게 됩니다.
리틀 피플의 위험에 노출되었으나 종이 한 장 차이로 벗어나게 됩니다.
소년과 소녀는 손을 마주 잡고 숲을 빠져나간다.
<본문 p.704>
제가 읽고 싶었던 부분은 결국 이 문장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권이 흐르는 동안 아오마메에게도 많이 친숙해졌습니다. 덴고는 결국 자신이 알고자 했던 비밀에는 다가가지 못했지만 심연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아오마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하나의 달이었습니다.
13년이란 세월 흘러 완독한 <1Q84>, 한 달이란 시간을 함께 보내었습니다. 인물의 이름도 생소하고 이야기도 신비해서 잠시 덴고가 되어 모험을 떠나고 돌아온 기분입니다. 모험에서의 여운을 만끽한 후 이 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