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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Jan 28. 2023

우리 아버지 자랑

“아버지, 응원합니다. “

 아버지는 그 시대의 전형적인 아버지들의 군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정보다는 일이 우선이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 가족에게는 엄한 남편, 엄한 아버지였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직장에 있던 시간이 길었고, 술 좋아하고 다혈질에 대화를 많이 하진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한 건, 일에 진심이라는 것입니다. 일흔이 되셨지만, 아직도 일을 찾아서 생계활동을 하고 계시고 교회에서는 집사로 시설관리 및 방역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날, 아버지께서 동네의 새마을지도자로 임명되어 일하게 되었다고 자랑하셨습니다.


 솔직히 새마을 운동은 잘 모릅니다. 예전 박정희 대통령 당시 했던 거 아닌가 했었는데 아직도 있구나 정도로 관심이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한동안 새마을 운동 이야기를 하며, 식목일에 나무도 심고 그 외의 활동을 이야기하시는데 크게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돈도 안 되는 일을 오히려 키워서 열심히 하냐며 핀잔을 하곤 합니다. 오히려 돈을 쓰며 활동한다고 누가 알아주냐며 아버지께 한 소리를 합니다. 말은 그렇게 하셔도 연세도 있고 당뇨와 고혈압이 있으니 편히 쉬었으면 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와 달리 집에만 계시는 것보다는 바깥바람도 쐬고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버지께서 활동적이시기 때문인지 그 연세로 보이지 않고 더 젊게 보입니다.


 어느 날, 아버지께 연락이 왔었는데 임기가 끝나면 연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반대해서 못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번에는 국무총리상을 받았으니 다음에는 대통령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아쉬워하는데 왠지 공감이 되었습니다. 몇 년 동안 노력한 것이 시계와 상장으로 보상되는 것이며, 준 사람의 이름만 바뀌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받는 사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국무총리상을 받고 플랫카드가 걸린 위의 사진이나 상장 사진은 아내에게 받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보낸 것이 아니라 아내에게 보냈습니다. 아들보다 며느리에게 자랑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물론 아내는 바로 저에게 사진과 소식을 알려주었습니다. 아버지의 플랫카드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주위 사람들에게 한바탕 자랑을 쏟아내고 있을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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