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이랑 Feb 11. 2023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

집사일지(52)

 저희 반려묘, 시엘이는 어린 시절, 집사의 품을 떠나지 않는 애착이 많은 고양이었습니다. 예전 집사일지를 보신 분들은 시엘이가 얼마나 아빠 껌딱지였는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맞벌이 집사인지라 집을 나서면서도 시엘이의 배웅을 종종 받습니다.


 “시엘아, 츄르값 벌어올게. 집 잘 지키고 있어요.”

 

 퇴근해서도 열렬히 반겨주는 시엘이 덕에 하루의 고단함이 모두 씻겨내려가곤 합니다. 그런데 집사가 출근한 사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시엘이는 집사 의존도가 낮아지고, 독립심이 강한 고양이가 되어갑니다.

 집사가 집에 오면 항상 붙어 있던 시엘이가 보이지 않아 어디에 있지 하고 찾아봅니다. 시엘의 생활반경은 한정되어 있어 금방 찾는 편이지만, 가끔은 어디에 숨어있는지 찾기 어려울 때도 종종 있습니다. 서랍도 혼자 열고 숨어서 가만히 있으면 어디에 숨었는지 “못 찾겠다 꾀꼬리”입니다.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에는 빠른 포기와 함께 이름을 부릅니다.

 “시엘.”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 어디에 있든지 달려옵니다. 어렸을 때부터 츄르를 줄 때마다 이름을 불렀던 효과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듣고 달려오는 모습이 귀여워서 동영상으로도 찍어서 지인들에게도 자랑을 했습니다.


 “어머, 너무 귀엽다. 개냥이네. 코숏-[코리아숏헤어]이죠? “

 “아니요. 코숏은 아니고, 먼치킨롱레그예요.”

 “시엘이는 몸매가 늘씬한데. 귀도 쫑긋하고.”

 “먼치킨은 일반적으로 숏레그를 지칭하고 롱레그도 태어나요. 품종묘로 인정받진 않지만 예쁘잖아요. “


 집사의 주인님 자랑은 팔불출이지만, 원래 내 새끼가 제일 예쁜 법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돌발] 다문화 체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