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니 더 공감이 갑니다.
김미경 저자의 이번 책은 마흔이 된 저에게 더 특별히 다가왔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고 서평을 써야지 하고 적었던 날짜로부터 벌써 5개월이 흘렀습니다. 글을 적어야지 하고 저장해 놓은 날짜가 2.19인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흔이란 나이가 된 충격을 받았던 즈음에 읽었는데 벌써 반년이 흘러간 것이죠. 반년 동안에도 특별한 성과는 없습니다. 일상의 흐름은 물 흘러가듯 흘렀습니다.
“마흔이 되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집도 없고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어요.” -p21-
저의 현실 반영이라며 공감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삼 남매 중 맏이인 저는 아직 전세인데, 동생들은 집을 장만했습니다. 동생은 어차피 은행 꺼라며, 다독였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비교하게 됩니다. 지난날의 선택과 소비에 대해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타인과 비교하는 열등감마저 생깁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당장 쓸모도 없고 돈도 안 돼서 실패창고에 쌓아두었던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 콘텐츠가 사실 소중한 자산이었다는 것을. 이 자산들은 마치 구슬과 같아서 하나씩 들여다보면 뭐가 될지 모르지만, 일단 꿰기 시작하면 너무나 귀한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p32-
저도 마냥 놀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방향성 없이 이래 저래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자기 계발을 하긴 했으나, 제 자신만의 만족으로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중국에 진출을 시도해서 중국어 인재가 되야겠다는 생각에 학창 시절 했던 중국어 공부를 다시 했으나, 이직을 하며 필요성이 없어졌습니다.
선생님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취업 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장롱 자격증이 되었습니다. 수년간 외식업에 종사를 했으니 장사를 해보겠다며 일식 자격증 공부를 하다가 접고, 디지털 튜터를 하겠다고 준비하다가 접고, 상담업무에 종사하니 상담업무 자격증을 준비하다가 없이도 잘 다니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접었습니다. 언급하지 않은 것 외에도 손을 대다가 만 것이 꽤 됩니다. 어느 하나 연관성이 없습니다. 과연 이런 것들이 보물이 될 수 있을까요?
“버킷 리스트는 미래를 위한 한 줄짜리 소망일 뿐이지만 나의 오늘을 달라지게 한다. 달라진 오늘은 나의 미래도 서서히 달라지게 한다.”-p69-
어렸을 때는 막연한 꿈이었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이룰 수 있는 일들을 적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됩니다. 생생하게 꿈을 꾸면 꿈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마음이 크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뜻이에요. 어렸을 때는 불가능했던 일도 어른이 되면 해낼 수 있는 게 많잖아요. 실제로 ‘나는 이건 죽어도 못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가능해지는 경우가 꽤 있어요. 마음을 열고 뭔가 시도하기에 마흔은 너무 좋은 시기죠.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p100-
지금은 데이터 라벨링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부업으로 연결 지을 거라며 꾸준히 해서 성과를 내볼 생각입니다. 데이터 라벨링을 공부하다 보면 기술의 발전에 놀라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렸을 때 공상 과학으로 접했던 인공지능이 점점 현실화된다는 것입니다. 화상기술과 TTS(음성 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예전에는 어색했던 화면이나 기계음이 사라지고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발전하는 기술에 맞춰서 학습을 하다 보면 다른 길도 열릴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책의 후반부는 세상과 연결하는 방법으로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그녀는 인생 선배로서 먼저 간 길을 적었습니다. 자신을 브랜드로 만드는 여정을 공유하여 독자들에게도 할 수 있다며 독려합니다.
저자와 MKYU 다른 학우들과 함께 <오늘부터 다시 스무 살입니다>라는 책을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학우들을 만나며, 열정적으로 세컨드라이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MKYU의 학장님으로 친숙한 저자의 글은 마흔이라 그런지 더 공감이 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지친 일상에 동기 부여가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