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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Apr 22. 2023

온 가족이 보는 만화책

드디어 완결각?!

  어머니의 환갑을 계기로 온 가족이 함께 집에 모였습니다. 동생들은 가족끼리 국내 여행이라도 가자며 제주도 여행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제주 여행이 해외여행보다 비쌀 뿐만 아니라 대가족의 이동이라 일정 및 숙소, 차량 등 고려할 것이 많았습니다. 아버지 칠순도 올해라 동생들은 무리해서라도 진행하길 원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무리한 여행보다 가족들이 모여서 밥이나 먹자고 하셨고 일정을 맞추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내려가는 길에 프리지어 꽃을 보고 사서 내려갔습니다.  꽃말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요즘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고 색상도 노란색으로 활짝 피진 않았지만 괜찮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여동생이 사 온 딸기, 버터앙금 호두과자로 디저트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담소를 나누다가 동생이 교보문고에 들려 그동안 밀린 만화책을 사 왔다며 꺼냈습니다. 아내는 열한 권이나 되는 만화책을 보며 의아해했습니다.

“열혈강호”는 95년부터 발행된 만화책인데 3~4개월마다 1권씩 발행되는 만화책으로 벌써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제가 중학생 때 재미있다고 사서 보기 시작했었는데 어느샌가 부모님과 동생들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저는 “열혈강호”를 챙겨서 서는 걸을 잊었습니다. 그동안 남동생과 여동생이 부모님 보시라고 한 권씩 사다 드린 것이었습니다.


 가족 만화가 된 사연을 아내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버지께서 1권부터 모두 있었는데 이사 오면서 관리가 잘 안 된 책들은 버리고 왔다며 살짝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러자 여동생은 중고장터에서 구매하겠다며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오래된 책들이고 관리가 안된 것은 비슷할 것이고 소장용으로 비닐도 안 뜯은 책들은 비쌀 뿐만 아니라 아까워서 뜯지도 못할 것이라며, 아내가 여동생을 말렸습니다.


 무공에는 관심도 없고 여자에 빠져 천방지축이었던 ‘한비광’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싸움의 규모도 커졌고 고수가 되어 적들과 싸우며 진지한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만화 이야기를 하며, 가족들과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이라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여동생도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왔고, 돌아보면 세월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열혈강호“도 어느덧 대단원으로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88권을 기대하게 하고 끝이 났습니다. 남동생은 아쉬웠는지 다시 처음부터 봅니다.


 요즘은 만화책보다는 웹툰, 웹툰도 다양하고 매체도 다양하고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옛날을 향수하는 건, 그만큼 나이가 들었기도 하지만 함께한 가족들과의 추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칠순을 기약하며 소중한 시간들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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