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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Aug 15. 2023

사람 조심해요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요즘

 예고 살인글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무더운 날씨가 원인인지, 팍팍한 삶이 원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무엇도 생명을 경시하는 그들에게 면죄부가 될 순 없습니다.


 뉴스로 접하는 내용이 정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인가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총기 사용도 제한되어 있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범죄를 만나는 경우는 적어서 치안이 좋은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한 명의 범죄가 효시가 된 건지, 예고 살인글과 모방 범죄로 보이는 일들마저 연이어 뉴스에 나옵니다. 뉴스에서는 모방범죄를 줄이기 위해 관련 영상을 제한한다는 언급도 있었지만 이미 관련 글과 사건에 대한 개인이 올린 영상들도 많았습니다.


 범죄에 대한 우려로 호신용품의 매출도 많이 오르고, 주요 우발 지역에는 경찰 특공대도 배치되는 사회적으로도 큰 경각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요즘 아내와 따로 퇴근할 때면, 아내의 “사람 조심해요”라는 메시지를 종종 받습니다. 뉴스로는 접하지만, 체감되는 것은 없어서 저에겐 일상의 하루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걱정이 되나 봅니다. 아내는 원래 <그것이 알고 싶다><용감한 형사들> 같은 범죄 프로그램을 보는 걸 즐겨 보곤 했습니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관심이 높아지며, 우후죽순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범죄 프로그램을 방영합니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범죄 프로그램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예능 프로그램을 봅니다. 귀신은 안 무서워도, 사람이 무섭다는 아내는 범죄가 일상으로 다가올까 봐 무서운 모양입니다.


 여름이면 귀신 관련된 공포 장르를 많이 접했는데, 이번 여름은 범죄 관련 프로그램이 판을 칩니다. 범죄 관련 프로그램은 사람의 감정을 많이 자극합니다. 동정심과 슬픔,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이 솟구칩니다. 범죄 프로그램에서는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계획적인 범죄들이 많이 나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게 되는데, 범죄자의 관심사가 돈의 액수가 아니라 범죄 성공 확률이 높은가이기 때문에 몇 만 원을 빼앗으려고 죽이기도 합니다. 정말 보다가 쌍욕을 했습니다. 평소 언행은 인격이라고 생각해서 욕을 안 하는데, 욕이 절로 나왔습니다.


 정말 인간 같지도 않은 그들의 행위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해자의 인권은 중시하고, 피해자의 사라진 인권은 대체 누가 챙겨주는 건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법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겠지만, 범죄자들에게 강한 페널티를 부여해서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싶습니다. 호신용품을 휴대하고, 방검복을 입고 다니고, 사람을 무서워하며 살 순 없으니까요. 예전에는 길을 걷다가 대문 앞에 “개 조심”이라는 문구를 보곤 했습니다. 이제는 ”사람 조심“이라니, 개는 거리를 두고 조심하면 안 물리는데, 사람은 조심한다고 안 물릴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 거리 두어야 할까요? 어린 시절, 정 많던 고향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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