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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Aug 24. 2023

직장인의 꿈, 퇴사

내가 로또만 되면..

 며칠 전, 팀원 중 항상 저를 잘 챙겨주던 S누나가 9월까지 하고 퇴사하겠다며,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사실 작년 10월 퇴사한다고 했으나, 이사 및 집안일로 일정을 미루었으니 1년 가까이 더 다녔습니다.


 친한 사람이 퇴사를 한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으로 전환하는데 응원해야겠지요. 이미 다음 갈 곳도 알아본 상태라 갈 곳의 근무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듣기로는 그곳의 근무 조건이 더 좋은 것 같았습니다.


 10시~17시 근무에 점심시간이 1시간 반이나 된다고 했습니다. 영업이라 급여도 더 높겠지만, 영업은 제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 남의 일이었습니다. 이직을 실행하다니, 한편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상담업무는 코로나를 피해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다니고 이직을 할 요량이었으나, 어느샌가 상담사로 정착을 하게 되었습니다. 40대가 되니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퇴근할 때면 퇴사 욕구가 가득 찹니다. 특히 고객들의 민원에 시달릴 때면, 내적으로 퇴직서를 썼다 지웠다 합니다. 상담사란 직업 자체가 급여는 낮고, 업무적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동안은 오래 함께한 상담사들 비율이 30% 이상이어서 센터 운영은 원활히 되었는데, 경력 있는 상담사들도 하나 둘 퇴사하니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60명 가까이 되는 상담사 중에 5명만 기대 수준을 달성하고, 신입상담사들은 기대 수준의 반도 달성하지 못합니다.

 

 업무가 어려운 편이라 상담사들이 기대 수준의 성과를 내려면 1년 이상은 해야 하는데, 신입들도 버티지 못하고 퇴사를 하곤 합니다.


 일이 힘들어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정이 있다면 다니기도 하는데, 상담사는 특성상 업무 시 동료들과 대화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인입호가 하루, 하루 많아져서 센터에서 달성해야 하는 기준을 채우지 못해서 업무 독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센터 분위기도 좋지 않습니다. 지금은 팀장 업무가 아니라 민원 처리하는 상담사가 되어 상담을 하면서 팀장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직장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시스템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적응을 하거나, 버티거나, 떠나거나입니다. 이런 시기가 계속되진 않겠지만,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이 듭니다. 아내에게도 힘이 들어퇴사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내는 선뜻 퇴사하라고 말을 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술을 권유했습니다.

 아내와 술 한 잔 하며, 고단함을 잊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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