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일지 25.9.27
밝은 햇살이-파란 물감으로 칠해진 종이 위에 하얀 물감으로 그라데이션한 것 같은-하늘에 걸려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아있던 부끄럼쟁이 바다가 저 끝에서부터 검은 속살이 드러난 갯벌을 감추기 위해 물결치며 달려옵니다.
“쏴아아, 철썩. 쏴아아 철썩.”
부리나케 달려오느라 흠뻑 적신 땀이, 바다보다 먼저 도착한 바람의 손에서 소금 내음으로 전해집니다. 그런 바다의 땀을 식혀주기 위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줍니다. 그런 바람이 좋은지 살랑살랑 춤을 춥니다. 바다의 춤을 보며, 손을 담그면 어릴 때 요람을 흔들어 주던 엄마의 손길을 만지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