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아내가 주말에 함께 보자며,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하나 선택했습니다.
“주말인데 영화 한 편 보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가 아내의 말에 무심코 화면을 보았습니다. 영화는 여주인공이 잠에서 깨어나며, 시작했습니다. 방에 여러 가지 메모가 붙어있고, 여주는 포스트잇을 먼저 보았습니다. 순간 기시감이 들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본 설정인데.. 최근에 본 일본 소설이 문득 떠올랐지만, 제목이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일본 소설 원작인 것 같은데, 영화 제목이 뭐야?”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아, 맞네. 우리나라에서 영화 제작을 했구나.”
영화 포스터를 본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가 흥행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되었을 텐데 바로 넷플릭스로 올라온 것을 보고, 짐작했습니다. 그래도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이라 영화로는 어떨지 보고 싶었습니다.
사고로 “선행성 기억 상실”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서윤과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돕기 위해 일진들로부터 서윤에게 고백 미션을 받아 고백하게 된 재원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서윤은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이 사라집니다. 사고당하기 전의 기억만 남아있기 때문에 하루의 기억을 사진이나 글로 남깁니다. 그런 그녀에게 재원과의 만남은 도전입니다. 늘 똑같던 일상에 자신의 비밀을 숨기고 만나야 하니, 전날 재원과 있었던 일을 확인해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매번 처음 보는 남자 친구의 얼굴을 알아봐야 합니다.
언제까지 비밀을 들키지 않고, 이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서윤은 사귀기로 했을 때 세 가지 연애의 조건을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좋아하지 않기.”였습니다. 재원도 서윤이 좋아해서 고백한 것이 아니고, 서윤도 재원을 좋아해서 고백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니, 서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데이트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갑니다. 주말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던 중, 잠시 졸았던 서윤은 옆에 앉아있던 재원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서윤은 눈을 떠보니 낯선 장소에, 낯선 사람으로 패닉에 빠져 도망치듯 내립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영문을 몰랐던 재원은 서윤의 단짝 친구(지민)를 통해 비밀을 알게 되고, 서윤도 오늘 있었던 일을 알게 됩니다. 재원은서윤에게 재원이 비밀을 알게 된 것을 기록하지 말라고 합니다.
재원은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을 비밀로 한 채 연애를 이어갑니다. 불꽃놀이를 보며, 진실된 고백을 한 장원과 서윤은 입을 맞추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재원은 서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논문들을 찾아보고, “절차 기억”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서윤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절차 기억은 반복을 통해 습득된 기억으로 쉽게 몸이 기억하는 것을 말합니다. 서윤은 선행기억 상실로 학업도 포기하고 있었는데, 재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흘러 영상에서는 재원 없이 나옵니다. 서윤은 중요한 무언가를 잊은 것 같은데,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선행기억 상실에 차도가 생기고, 기억이 저장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한 남자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지민은 서윤에게 비밀을 말해줍니다.
재원이 갑작스레 심장질환으로 세상을 떠나고, 서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지민이 재원의 흔적을 지워준 것이었습니다. 메모나 사진을 차마 없애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윤에게 돌려줍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서윤은 사라진 기억을 회상하며, 재원에 대한 기억을 선명하게 하겠다며 엔딩을 맞이합니다.
다소 진부한 설정의 청춘물일 수도 있지만, 서로를 위해주는 모습이 귀엽고, 기억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보 또 울어?”
“안 울었는데.”
“훌쩍이는 소리 들었어.”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울어.”
“이미 세 번 넘은 지 오래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