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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랑 Sep 24. 2021

연휴 후유증

격하게 쉬고 싶다

 이직의 방향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서비스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으로 명절 연휴에도 일을 한터라 이번 연휴는 아무 생각 없이 쉬기로 했다. 처음 3일은 아내와 산책도 하고 시장도 보았으나 남은 이틀은 원 없이 집에서 침대와 한 몸이 되었다. 시엘이도 집에만 있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은지 애교를 부리고 옆에 찰싹 붙어 있었다.


 여동생은 추석에 이틀 쉰다고 부모님 댁에 내려간다고 하였으나 나는 코로나와 밀리는 교통을 핑계로 움직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을 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움직이고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책을 읽었다.


 보람된 하루라고 할 순 없지만 충전하는 시간으로 적격이었다. 만족스러운 연휴를 보내고 마지막 날 잠을 청했다.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모기가 극성을 부렸다. 잠을 자다가 몇 번이나 깨고 결국 불을 켜서 모기를 잡았다. 두 마리를 잡고 잠을 청했는데 보이지 않던 녀석들이 계속 괴롭혔다. 모기약을 뿌리고 싶었지만 시엘이에게 혹시 묻을까 봐 뿌릴 수가 없었다. 한 번 자면 잘 안 깨는데 모기의 가려움은 견딜 수가 없었다.


 다음날 출근을 하기 위해 잠에서 깨었는데 잠을 잔 건지

만 건지 하필 마지막 날 잠을 설쳐서 컨디션이 안 좋았다. 배탈까지 났는지 아침부터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였다. 출근을 했는데 추석 내내 밀린 연락들이 물밀듯 들어왔다. 담당부서 업무가 아님에도 밀리고 있는 것이 뻔히 보여 불평하지도 못했다.


 연휴에 계속 쉬다가 와서 적응이 되지 않는데 하필 전날 모기 때문에 잠도 설치고 배탈까지 나니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달력의 빨간 줄을 보내고 난 뒤라 오늘, 내일 출근하면 쉬지만 격하게 쉬고 싶었다. 하루가 너무 길었지만 시간은 흘러갔다. 평소보다 1.8배는 콜을 많이 받았다. 오늘, 내일 시간당 10 콜 이상 받으면 천 원을 받는 프로모션을 해서 8천 원을 벌었지만 성취감은 없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퇴사를 앞두고 디데이를 세고 있어서 그런지 열정은 없었다. 연휴 후유증인지 구직을 앞둔 중압감인지 모르겠지만 무기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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