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일지(6)

시엘이는 모닝콜

by 진이랑

어렸을 때 여동생이 고양이가(사랑이) 아침마다 꾹꾹이로 깨운다고 했을 때 모닝콜에 잠에서 깬 사랑이가 여동생을 깨운 것은 아닐까 했습니다. 추석 이후 저도 시엘이의 모닝콜을 받으며 고양이의 습성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4개월 차가 되면서 애착관계가 형성이 된 건지 추석 연휴에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관계가 깊어진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고양이를 키웠지만 묶어서 키웠습니다. 현관 앞 공간에서 키웠기 때문에 오가며 만지거나 밥을 주었을 뿐입니다. 중성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발정이 나면 집을 나가는 경우가 허다해서 묶어서 키웠고 처음 보는 수컷 고양이를 보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와 오래 살았지만 초보 집사입니다.


오늘은 시엘이의 모닝콜 3일째입니다. 그동안에는 아내가 6시면 일어나서 시엘이의 밥을 챙겨서 저도 일어났습니다. 최근 3일 동안 일어나며 시간을 보면 시엘이의 모닝콜은 5시 반이었습니다. 시간을 보는 것도 아닌데 5시 반 전후로 제 가슴에 올라와서 고롱고롱 소리를 냅니다. 10분 정도 쓰다듬다가 사료와 참치를 섞어서 주고 물도 갈아주었습니다.


시엘이는 어느새 쫓아와서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시엘이의 방에 놓아주면 바로 와서 먹기 시작합니다. 경쟁자가 없으니 시엘이는 느긋하게 먹는 편이고 입도 짧은 편입니다. 참치를 섞어서 주기 때문에 갓 챙겨줬을 때만 먹고 시간이 지나서 굳으면 먹지 않습니다. 자동 급식을 하려면 참치를 줄이고 사료를 줘야 하는데 아직 이가 다 자라지 않았는지 사료만 주면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 주는 음식에는 반응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여동생이 제 생일 선물로 한우를 보내서 간을 하지 않고 구워서 먹기 좋게 다져서 주었습니다. 시엘이는 멀뚱멀뚱 보기만 하고 먹지 않아서 그 위에 참치를 조금 올려주니 그제야 먹기 시작했습니다. 맛을 보고 나서야 참치를 올리지 않아도 소고기에 반응했습니다. 고양이 우유도 마찬가지로 사 오고 처음에는 먹지 않더니 조심스레 맛을 보고 나서야 먹기 시작합니다.


움직이는 사물들에는 호기심이 많은데 이외로 먹는 것은 조심스러워합니다. 농담 삼아 경쟁자가 있으면 음식을 안 가리고 먹을 텐데 혼자 있으니 음식도 여유 있게 먹고 가려 먹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시엘이 외에 추가적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계획은 없습니다. 영역 동물인 시엘이에게 새로운 동물은 적이자 스트레스일 테니 말입니다. 시엘이는 무럭무럭 자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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